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을 계기로 한국 대기업들이 베트남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할 전망이라고 베트남넷 등 현지 매체들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윤 대통령은 역대 최대 규모인 205명의 기업 사절단과 함께 지난 22~24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가운데 각 기업들은 베트남과 다양한 방면에서 경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일례로 23일 열린 '한-베 비즈니스 포럼'에서만 역대 정상순방 최대 규모인 111건의 MOU(109건) 및 계약(2건)이 체결됐다. 이에 앞으로 한국-베트남 양국 간 경제 협력이 본격화되면서 베트남 현지 투자도 대폭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고조되고 있다.
베트남 기획투자부의 도 녓 호앙 외국인투자국장은 앞으로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에 대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현재 대기 중인 프로젝트가 수십 개 있다"며 "수백만 달러 규모 프로젝트도 있고, 총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프로젝트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곧 해당 프로젝트들에 대한 새로운 정보들이 업데이트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투자국에 따르면 한국의 대베트남 투자는 지난 6~7년 동안 외국인 투자자 1위 국가로 부상한 가운데 올 5월까지 누적 등록자본금이 총 815억2000만 달러(약 106조5500억원)로 싱가포르를 제치고 베트남 내 투자국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호앙 국장은 베트남 정부가 외국인 투자자, 특히 한국 투자자에게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최근 몇 년 동안 투자 및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개선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절차, 그중에서도 토지, 건축, 화재 예방, 환경, 관세, 입찰 등과 관련된 절차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거시경제 안정 유지, 대출금리 인하, 외화 및 신용시장 안정, 수출입 기업의 투자 어려움 해소, FTA 체결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하이테크, 반도체, 창조혁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 유치를 촉진하는 정책이 있다며, 글로벌 최저한세의 영향에 효과적이고 유연하게 적응하기 위한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트남 내 경제 전문가들도 향후 양국 간 경제 협력 가능성에 기대를 표했다.
베트남 브랜드 및 경쟁 전략연구소장 보 찌 타인 박사는 “이번 방문에서 200명 이상의 한국 경제 사절단이 포함된 것은 베트남 투자 시장이 상당히 매력적이라는 점을 나타내며, 특히 우량 투자자들이 많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밝혔다
타인 박사는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항상 경제의 중요한 자본 채널이며 세계 경제 침체 상황 속에서 ‘베트남’은 이러한 중요한 만남과 교류를 통해 고품질 자본을 유치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녹색 발전, 친환경, 지속가능한 발전, 금융 서비스 등의 프로젝트를 가진 투자자들을 잘 살펴야 한다”며 “투자 유치에 있어 베트남 기업들에 기술이 이전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베트남이 전 세계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도록 고품질의 프로젝트를 유치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국민경제대학교의 응우옌 트엉 랑 부교수는 "이번 방문이 2024년 베트남이 15%의 글로벌 최저한세 실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불소급 원칙을 적용한다면 여러 혜택들은 여전히 실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베트남의 FDI 유치가 더 이상 세금 면제나 감면뿐만이 아니라 투자자들이 더욱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한국 경제 사절단에는 여러 첨단 서비스 분야의 투자자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며 "한국에서 온 기업들이 금융, 의료 등의 서비스 분야 사업망을 이전 및 확장하고 동남아 지역, 그중에서도 베트남을 '허브'로 삼을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랑 교수는 이에 대해 "만일 베트남이 투자에 부합하고, 효과적으로 투자자들을 유치할 수 있는 정책이 있다면 첨단 서비스 부문에서 한국의 FDI 투자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