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과점 광업·제조업 여전
25일 공정거래위원회가 통계청의 광업·제조업·서비스업 조사를 바탕으로 '2020년 기준 시장구조조사'를 수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시장구조조사에서는 산업별, 품목별 시장에서 상위 기업의 시장 점유율을 파악할 수 있다. 공정위는 2년 주기로 광업·제조업 분야 시장구조를 조사해 발표하는데 통계청의 경제총조사가 있었던 해에는 산업별 데이터 확보가 쉬워 조사범위를 전 산업으로 확대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2020년 광업·제조업 내 개별시장의 시장집중도는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으며 출하액 규모가 큰 산업 및 기업은 집중도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집중도를 나타내는 지표 중 단순평균 CR3(상위 3개 기업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2019년 41.4%에서 2020년 41.9%로 0.5%포인트 증가했다. 단순평균 허핀달 허쉬만 지수(HHI)도 1279에서 1298로 증가했다. HHI는 특정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기업의 시장점유율 제곱의 합계다. 1200 미만인 경우 저집중 시장, 1200~2500인 경우 중집중 시장, 2500을 초과하면 고집중 시장으로 분류한다.
대규모 기업집단이 산업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하락하고 있으나, 상위 5개 기업집단으로의 쏠림현상은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 출하액 상위 100대 기업의 점유율은 2019년 46.6%에서 2020년에는 44.3%로 2.3%포인트 감소해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상위 5개 기업집단 출하액은 6~71위 기업집단의 약 1.8배였다. 평균 47.2개의 산업에 진출하고 있어 사업다각화 정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광업·제조업 독과점구조 유지 산업은 2019년 대비 4개 늘어난 51개로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자동차 등 중 36개 산업은 상위기업들의 구성과 순위가 10년 넘게 변화없이 유지되어 독과점 정도가 고착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부분 대규모 장치 산업으로 신규경쟁자의 진입이 어렵고 소수 기업의 시장 장악이 두드러진 분야이다.
서비스업 독과점 완화...다만 금융업은 시장집중↑
서비스업 산업 집중도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광업·제조업에 비해 저집중 시장의 비율이 높고 고집중 시장의 비율이 낮아 상대적으로 경쟁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CR3(단순평균 기준)는 2010년 26.5%에서 2015년 23.8%, 2020년 21.8%로 하락했으며, CR3 20% 미만인 경우가 산업수 기준 63.9%, 매출액 기준 57.2%를 차지하고 있으며, CR3가 80% 이상인 고집중 산업수는 20개에 불과했다. HHI도 1000미만인 산업수의 비중이 85.4%로, 서비스업의 집중화 경향이 낮다는 것을 보여줬다.
다만, 서비스업 매출액 중 1~4위 규모를 차지하는 은행·보험업 등 금융 분야의 시장집중도는 5년 전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무선·위성통신업(CR3 90.9%) 등 37개 산업은 상위기업으로의 쏠림현상이 심한 독과점산업으로 파악됐다.
서비스업 독과점구조 유지 산업 개발금융기관, 무선 및 위성통신업, 유선통신업, 기타 자동차 신품 부품 및 내장품 판매업 등 총 37개로 나타났다. 개발금융기관, 무선 및 위성통신업, 유선통신업 등 통신․금융 분야 집중도가 특히 높게 나타났다.
심재식 공정위 시장구조개선정책과장은 "독과점산업의 경쟁 활성화를 위해 규제개선을 추진하는 한편, 사업자들의 경쟁제한 및 소비자권익 침해행위에도 엄정히 대응해 국민부담 완화를 도모한다"면서 "이번 시장구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시장분석을 통한 독과점산업의 경쟁촉진 방안 마련과 불공정행위 시정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