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무장 반란 일으킨 '바그너 그룹'…우크라전 판 흔들까

2023-06-24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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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사진=연합뉴스]

러시아 정규군과 함께 우크라이나 공격에 앞장서온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이 러시아 군 수뇌부를 상대로 반란을 일으키면서 우크라이나전의 판을 바꿀 중대 변수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은 공식 명칭 'PMC(민간군사기업) 바그너'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의 분리주의 세력을 지원하면서 처음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바그너 그룹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속도로 성장해 현재 전투 요원 5만여명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죄수들을 전투 요원으로 대거 채용하며 규모를 키웠다. 앞서 이 조직은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비밀리에 활동하던 시절 특수 부대 출신 요원 5000명을 두고 있었다.

미국 정부도 바그너 그룹이 요원 총 5만명을 보유했고 이중 4만명이 교도소 수감자였던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바그너 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61)은 전날 23일 "2만5000명 전투 요원이 이 혼란을 끝내기 위해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구체적으로 얼만큼 전력을 유지했는지 불분명한 상황이다.

프리고진은 부유한 사업가로 푸틴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푸틴 대통령이 즐겨 찾던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재 식당을 운영한 데다 푸틴 대통령의 만찬 및 크렘린궁에서 열리는 연회까지 도맡아 '푸틴의 요리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용병들과 최전선에서 싸우던 그가 러시아 군부로 총구를 돌린 것은 러시아 군의 무기 지원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 동부 최대 격전지였던 바흐무트 점령 과정에서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쇼이구 국방장관 등 군 수뇌부를 겨냥해 비판 목소리를 여러 차례 쏟아낸 것.

이러한 불만이 쌓여 결국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러시아 당국은 강한 대응으로 맞선 상태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 직접 TV연설을 통해 바그너 그룹에 경고장을 날렸다. 그는 연설에서 "등에 칼이 꽂히는 반역에 직면했다. 우리의 대응은 가혹할 것이고, 반역 가담자는 모두 처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리고진에 대해 "과도한 야망과 사욕"으로 반란에 나섰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반란 혐의로 프리고진을 상대로 형사 입건하고 체포 명령을 내린 이후 일이다.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맞서 점령지를 사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방의 무기 지원에 힘입어 이달 초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점령한 남부 자포리자주와 동부 도네츠크주에서 여러 마을을 탈환했다. 일각에선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 탈환을 목표로 반격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점령지 일부를 뺏긴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다른 마을과 루한스크주 등을 공략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같은 편이었던 바그너 그룹이 등을 돌리자 러시아 정부 입장에선 전선이 또 하나 늘어난 형국이 됐다.

러시아의 위기가 우크라이나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혼란을 틈타 우크라이나가 지지부진했던 대반격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과 관련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취약함은 자명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주둔이 더 길어질수록 러시아에 더 많은 혼란이 생길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영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은 소셜미디어 트위터에 게재한 일일 정보 게시물에서 "근래 들어 러시아가 최대 위기에 봉착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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