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열린 ICSA 총회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의 패널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금융시장 전문가들이 미국 기준금리가 현 수준을 유지하다 인하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피터 매티슨 미국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 전무는 20일 금융투자협회 주최로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열린 '국제증권협회협의회(ICSA) 국제콘퍼런스'에서 "미국 경제전문가의 78%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가 5.00∼5.25%까지 오르다 그 이후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국의 내년 GDP 성장률은 2024년 1.7% 오를 것으로 예상되며 인플레이션은 2023년말, 2024년말 모두 3.0%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5.00∼5.25%로 유지한 것을 고려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 없이 현 수준이 유지되다가 내릴 것이라는 의미다.
매티슨 전무는 "대부분 경제학자가 연준의 금리가 고점을 찍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약세를 보이는 경제상황에 맞춰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아직까지 경기침체에 진입했다고 보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경기침체가 곧 나타날 것이라고 보는 경제학자들이 많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노동시장의 경우 견고한 모습으로, 실업률은 과거 대비 낮은 편"이라며 "새롭게 들어서는 규제가 많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ICSA 콘퍼런스는 지난 18일부터 이날까지 3일간 연차 총회를 열었다. 총회 첫날과 둘째 날은 비공개 세션이 진행됐다. 한국에서는 15년 만이다.
셋째 날인 이날 기조강연을 맡은 브라이언 패스코 국제자본시장협회(ICMA) 회장은 "국제 금융시장은 팬데믹, 전쟁, 은행 부실 등을 겪으면서 불안정한 상태로 시장의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수단으로서 기술혁신을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시장 참여자와 규제 담당자들의 협업을 통해 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채권 시장에 대해 "발행 기관이 이미 다양하고, 만기곡선도 견조하다. 자동화 프로세스를 도입한다면 더 광범위하게 투자자를 모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모험자본(유망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자금) 공급을 위한 논의에서는 한국판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K-BDC)'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고영호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장은 "미국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와 영국 벤처캐피털 투자상품(VCT) 등 해외의 모험자본공급 성공사례를 참고해 리테일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K-BDC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언을 이어간 조나단 딕스 옥토퍼스 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그동안 VCT로부터 투자받은 기업 중 약 1000개 기업이 높은 성장을 하고 있다"며 "영국은 VCT로 7만명 이상의 고용창출과 7000만 파운드(약 1146억원)의 세수증대 등 경제효과가 창출됐다"고 말했다.
조나단 복 미국 블랙스톤의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대표도 “최근 은행 신디케이트론의 장기 침체로 인해 BDC를 통한 직접대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며 "미국 BDC는 직접대출 중심으로 4조 달러(약 5000조원)에 달하는 모험자본을 공급할 수 있을 만큼 성장잠재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 외 상장법 간소화, 중소기업 리서치 확대, 각국의 연금 제도 등에 대한 논의 등도 이뤄졌다.
한편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이번에 서울에서 개최된 ICSA 연차총회와 국제 콘퍼런스가 최근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금융투자업계가 직면한 위기 속에서 우리 자본시장업계와 글로벌 금융시장에 솔루션을 위한 인사이트를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