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준금리 동결] 환율 안정에 호재…무역적자 완화 기대

2023-06-1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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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미 금리 추가 인상 변수…엔저 기조에 韓 수출경쟁력 약화

하반기 반도체 경기 회복 관건…물량보다 가격 상승이 주효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14일(현지시간) 뉴욕 시내 대형 화면에 나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하락세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상승세를 보이는 등 뉴욕 증시는 전체적으로 혼조세를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면서 원·달러 환율 안정에 따른 우리나라 무역수지 개선이 기대된다. 이번 조치로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 원유 등 원자재 수입에 따른 부담이 경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외국인 자본 유입도 급물살을 타면서 '무역수지 적자→원화 약세→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던 악순환 흐름을 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78.5원)보다 2원 오른 1280.5원으로 마감했다. 이달 들어 등락을 거듭하다가 1200원대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날 새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달러 강세가 제한되고 원화 가치가 일정 부분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더 힘이 실리게 됐다. 

그간 미국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우리나라와 미국 간 금리 격차는 역대 최대 수준인 1.7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한·미 간 금리 격차 확대는 달러화에 대한 선호로 이어지며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원화 가치 하락은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 폭을 키우는 요인이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478억 달러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올 들어서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지며 이달 10일까지 연간 누적으로 288억 달러 무역수지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 미국 연준의 긴축 제동은 외환시장 변동성을 완화하면서 환율 안정에 따른 무역수지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달 초 수출 감소세가 주춤하면서 하반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달 1~10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난 153억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무역수지는 14억1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적자 규모는 전월 동기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다만 미국 연준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 만큼 환율 안정세가 장기간 지속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우리나라와 제조업 부문에서 수출 경합도가 높은 일본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변수다. 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 가격 경쟁력 향상으로 국내 수출 기업이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엔화 가치 급락으로 원·엔 환율은 최근 두 달 사이 100원 가까이 떨어졌다. 8년 만에 엔당 800원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말 발표한 '초엔저가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1% 하락하면 우리나라 수출이 0.61%포인트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엔저 기조는 스스로도 무역수지를 악화시키는 요인이지만 이에 따른 여파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수출국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연내 미국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과 엔저 기조에 따른 수출 악영향 상쇄 여부는 하반기 반도체 경기에 달렸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반도체 기업의 생산능력 감소 등 영향으로 하반기 이후 가격 인상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각각 올해 3분기와 내년 1분기 HBM3 대량 양산을 준비하고 있어 (다른 메모리 반도체 제품은) 자연스럽게 생산능력이 감소할 것"이라며 "최근 1년간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80% 하락해 원가에 도달하면서 3분기 가격 하락 폭이 축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분기 전 세계 반도체 장비 매출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을 하반기 반도체 업황 회복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곽노성 동국대 명예교수는 "반도체 수출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물량보다는 가격 상승이 얼마나 이뤄지는지가 관건"이라며 "챗GPT 등 인공지능(AI) 관련 고급 메모리 수요가 늘어나겠지만 반도체 가격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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