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매출액 기준)에서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와 QD-OLED를 합친 QD TV 시장은 2027년 전체 시장의 25.31%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OLED TV 시장에서도 지난해 8.26% 수준에 그친 QD TV가 2027년 36%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QD에 주목하는 이유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월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를 방문해 QD-OLED 생산 설비를 둘러보고 차세대 기술을 직접 점검했다. 또한 선호 삼성디스플레이 대형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지난 4월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호텔에서 열린 '2023 올레드 코리아 컨퍼런스'에서 "디스플레이의 컬러 표현력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가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삼성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지목한 QD-OLED는 삼성디스플레이가 2021년 말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로 LCD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자 QD-OLED 개발로 눈을 돌렸다. 그 결과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게 됐다. 지난 4월에도 충남 아산에 2026년까지 4조1000억원을 투입해 8.6세대 OLED 제조시설 구축에 나서는 등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QD는 QLED가 백라이트에 퀀텀닷 필름을 붙인 것과 달리 퀀텀닷을 패널 내부에 내재한 방식이다. QD는 전류를 받으면 빛을 내는 유기물질인 OLED보다도 더 순도 높은 RGB(빛의 삼원색)를 구현하는데 현재까지 상용화된 디스플레이 중 가장 넓은 색 영역(DCI-P3 99% 이상, BT2020 90% 이상)을 지원한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반면 10년 전 상용화된 WOLED(일반적인 TV용 OLED)의 색영역은 BT2020 기준 75%에 불과하다.
또한 시야각 특성도 뛰어나다. 디스플레이는 빛의 직진성으로 인해 정면과 측면 등 보는 위치에 따라 컬러나 밝기 차이가 발생하는데 QD의 경우 빛을 넓게 분산시키는 광학 특성을 갖고 있어 시야각에 따른 화질 저하가 크지 않다. 다만 OLED의 고질적인 취약점으로 꼽히는 '번인 현상'(OLED 디스플레이가 열화돼 화면에 얼룩이 남는 현상)은 단점이다.
이 같은 삼성의 전략에 10년 먼저 OLED 기술력에서 앞선 LG도 WOLED로 맞불을 놓고 있다. LG 역시 OLED TV 시장에서 60%를 점하고 있다. 현재 국내외 디스플레이업체 가운데 83형 OLED 생산능력을 갖춘 곳은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할 정도로 강점을 갖고 있다.
WOLED는 시청자에 반사되는 주변광을 최대한 억제시켜 더 나은 명암비를 보여준다는 장점이 있다. 또 10년 동안 OLED TV 시장을 이끌어온 만큼 LG는 번인 현상을 크게 개선한 상태다.
양사가 OLED TV 시장에 힘을 쏟는 것은 중국 업체들에 LCD 경쟁력이 밀린 것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장기적인 기술 경쟁력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TV 중에서도 OLED TV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17년 연속 TV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가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LG와의 경쟁 구도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