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박봉규 IBK기업은행 부행장 "폴란드 시장 연착륙 뒤 내년 싱가포르行"

2023-06-08 05:00
  • 글자크기 설정
박봉규 IBK기업은행 글로벌·자금시장그룹 부행장이 서울 중구 IBK파이낸스타워에서 IBK기업은행의 글로벌 사업 추진 전략 등을 설명하고 있다.

박봉규 IBK기업은행 글로벌·자금시장그룹 부행장이 서울 중구 IBK파이낸스타워에서 IBK기업은행의 글로벌 사업 추진 전략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장문기 기자]

IBK기업은행은 지난달 16일(현지시간) 폴란드 남서부 최대 공업도시인 브로츠와프에 사무소를 새로 열었다. 추후 사무소를 법인으로 전환하고 영업점 개점을 추진하는 등 폴란드를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폴란드 사무소는 향후 IBK기업은행의 해외 진출 확대 의지를 드러내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김성태 IBK기업은행장도 본인 임기인 2025년까지 글로벌 이익을 지난해 말(1261억원) 대비 두 배 수준인 2500억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7일 IBK기업은행에서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박봉규 부행장을 만나 해외사업 계획에 대해 물었다. 또 그가 해외사업과 함께 담당하고 있는 자금시장 관련 이슈, 30년 동안 ‘기은맨’으로서 겪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글로벌·자금시장 부문은 어떤 업무를 하는 조직인가.

“글로사업부문은 해외 점포 신설, 해외 은행 인수 등 당행의 글로벌 사업 전략 수립·이행·추진을 총괄하고 업무와 국외 점포에 대한 관리·지원을 한다. 자금시장부문은 자금계획 분석·수립에 더해 내부 금리를 결정하고 자금을 조달하는 자금부, 채권·주식·외환·파생상품 등 다양한 상품을 운용하는 자금운용부, 자금부와 자금운용부의 트레이딩 거래와 자금 거래에 대한 결제·사후관리를 담당하는 자금결제부로 구성돼 있다.”
 
-현재 IBK기업은행이 진출한 국가는 어디인가. 또 그곳에서 주로 어떤 업무를 하고 있나.

“지난달 기준 총 13개국에 60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중국, 인도네시아, 미얀마에는 현지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또 미국 뉴욕, 일본 도쿄, 홍콩, 영국 런던, 베트남 호찌민·하노이, 인도 뉴델리, 필리핀 마닐라, 캄보디아 프놈펜에는 국외 지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사무소가 있다. IBK기업은행은 중소기업 금융 지원을 위해 설립된 정책금융기관으로서 ‘해외 진출 중소기업을 위한 원활한 금융 지원’이라는 정책적 역할 수행을 최우선으로 해외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지에서 대기업·소매금융 위주로 영업하고 있는 다른 국내 은행과 달리 중소기업 기업금융 중심의 영업력이 강점이다. 또 ‘해외 진출 박스’ 플랫폼을 통해 국가별 정보, 각종 지원제도, 해외 진출 절차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준비부터 현지 정책, 안정적 성장 단계까지 해외사업을 위한 모든 단계를 지원하고 있다.”
 
-2025년까지 글로벌 이익을 두 배로 확대하겠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제시했는데, 어떤 전략으로 해외사업을 진두지휘할 계획인가.

“변화된 글로벌 경영 환경에 맞춰 새로운 중장기 전략을 수립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디지털 금융으로 전환 등 경영 환경 변화를 반영해 글로벌 생산거점 중심의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IBK 중기지원 금융벨트’를 강화할 계획이다. 네트워크·영업·디지털·인프라를 큰 축으로, 우선 베트남 현지 법인 설립, 폴란드 사무소 영업조직 전환 등 기존 거점을 중심으로 공단 지역에 네트워크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현지화·사업구조 리모델링을 통해 수익 모멘텀을 구축하고 비대면 서비스 강화, 현지 플랫폼 기업과 제휴 확대 등을 도모하는 동시에 현장 중심의 사업 지원 체계를 구축해 글로벌 이익 규모를 지난해 1261억원에서 2025년 2500억원으로 확대하고자 한다.”
 
-베트남, 폴란드 외에 눈여겨보고 있는 지역은 어디인가.

“현재는 싱가포르 진출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당행이 진출하지 않은 지역 중 국내 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한 국가다. 지난해 말까지 누적 기준 1130개 기업이 진출해 있다. 또 싱가포르가 국제금융센터 기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 대응하고 동남아시아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싱가포르는 전략적 요충지다. 내년 중 영업 조직을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지점을 개설한 뒤에는 동남아 지역을 총괄하는 지역본부로 활용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동남아·인도·중동 지역을 강화하는 국제금융센터로 특화해 스타트업 데스크를 신설하고 현지 기관과 디지털 공동사업을 추진하는 방향도 검토하고 있다.”
 
-자금시장부문은 금리에도 관심을 많이 둘 텐데 최근 금리에 대한 전망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기준금리와 시중금리가 어떻게 움직일 것으로 보나.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이 목표로 하고 있는 물가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외 환경에 따라 기준금리가 한 번 정도 상승할 가능성은 있지만 경기 둔화, 가계부채 등 불안 요소가 있어 그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시중금리는 확실한 기준금리 인하 신호가 있기 전까지 기준금리 이상으로 스프레드(차이)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채권 발행이 늘어나는 추세다. IBK기업은행의 채권 관련 전략은 무엇인가.

“IBK기업은행은 중소기업 금융 지원을 위해 자본금·적립금 대비 20배 이내에서 중금채를 발행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기관이다. 국가와 동일한 신용등급으로 특수채를 발행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국내 시장에서 원화로 발행해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다만 크로스보더 채권은 외화로 발행해 중소기업 수출입 자금이나 대출 지원 자금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당행은 우량한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글로벌 채권 발행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투자자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다. 특히 소셜본드 부문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국제적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사실 해외에서 채권을 발행할 때 책임감이 막중하다. IBK기업은행이 어느 정도 금리로 조달하는지에 따라 국내 시중은행이 발행하는 해외 채권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행의 가치를 충분히 알리고 그 가치가 평가절하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시장은 채권을 발행한 기관이 빌려간 돈에 대한 이자를 제대로 주면서 약정한 날에 상환할 수 있는지를 냉정하게 평가한다. 채권은 발행 규모가 커서 10bp(1bp=0.01%포인트), 20bp도 상당한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에서만 30년 넘게 근무했다. 다양한 업무를 두루 경험했는데 ‘은행’을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은행은 ‘키다리 아저씨’인 것 같다. 사회적 선순환이 시작되는 지점이자 끝나는 곳이다. 자본주의 체제가 유지되는 동안 누구도 금융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심지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교통카드를 사용하는 것도 금융 활동이다. 최근 예대금리차 등 부정적인 인식도 있지만 이는 열매를 맺기 위한 과정으로 이해하면 좋겠다. 은행이 수익 사업도 하지만 기업 등 금융소비자를 지원하는 부분도 많다. 이를 위한 시스템과 부서들이 은행 내에 존재할 정도다. 은행과 금융소비자는 결국 공생 관계다. 금융소비자가 무너지면 금융회사도 존재할 수 없다. 그리고 국내 은행들이 위험 관리에 굉장히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실제로 리스크도 잘 관리되고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을 지나면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가 안 됐으면 상당한 충격이 있었을 것이다. 금융은 이자가 아무리 비싸도 원금을 떼이면 의미가 없다. 원금을 돌려받지 못하면 이자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 당국에서도 감독을 강화해서 은행들이 건전한 영업을 하는 것도 있지만 실제로 금융사들도 건전성 강화를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다만 이익이 많이 났을 때 은행이 어려운 기업이나 가계를 조금 더 도와줄 수 있는 게 있었을 것이란 생각은 한다.”
 
-‘기은맨’으로 지낸 30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나눔행복부장 재임 당시 사회공헌을 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여자축구, 씨름, 여자하키와 같은 비인기 종목을 지원하면서 보람도 느끼고 중소기업 직원들을 위해 ‘찾아가는 음악회’ 행사를 열었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군부대에 간이 도서관을 건립하고 도서를 보급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이 특히 기억에 남는 이유는 은행원으로서 영업하고 이익을 내다가 사회를 위해 공헌하는 업무를 했기 때문이다. 그때 같이 근무했던 직원들을 만나면 요즘도 ‘그때 참 보람이 있었다’는 공감대가 있다. 또 비서실장 시절에 내·외부 출신 행장을 모두 모셨던 것도 특별한 경험이다. 그들의 업무 추진 노하우를 지근거리에서 경험한 게 현재 글로벌·자금시장그룹을 담당하는 임원으로서 김성태 행장님의 경영 철학을 수행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박봉규 IBK기업은행 글로벌·자금시장그룹장(부행장)이 지난달 16일(현지시간)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열린 ‘IBK기업은행 폴란드 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봉규 IBK기업은행 글로벌·자금시장그룹장(부행장)이 지난달 16일(현지시간)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열린 ‘IBK기업은행 폴란드 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IBK기업은행]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