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 속 이복현 1년] 금융서도, 증권서도 '삐걱'···발걸음 무거워진 금감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

인상적인 존재감을 내뿜고 있는 이복현호(號)의 금융감독원이 격랑에 휩싸였다. 취임 1주년을 맞은 이복현 금감원장은 국내외를 넘나들며 광폭 행보를 펼쳤으나 최근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조작 사태로 '감독' 본연의 업무에 구멍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금융·은행권 관행을 뒤집겠다는 목표에서도 '관치' 논란이 여전한 만큼 감독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이 금감원장으로서 보낸 지난 1년 성과에 대해 엇갈리는 평가가 나온다. 소통을 활발히 펼치는 데 대해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이 원장의 광폭 행보가 시장 업역을 가리지 않고 금감원 업역을 과도하게 뛰어넘는 발언이 잇따르면서 이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취임 직후부터 업권 간 간담회, 은행 현장 방문, 해외 K-금융 세일즈 등 적극적으로 소통한 데에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금융감독기구로서 국한된 영역에서 벗어나 지배구조 개선, 성과급 체계 개편 등과 같은 정책 제언도 공유했다. 또 레고랜드 사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등 일련의 위기 속에서도 당국의 분명한 방침을 통해 시장을 안정화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까다로운 금융시장 공정화 과제를 국정과제로 내세우고 해결하고자 한 건 필요한 행보였다"면서 "시장에 필요한 목소리를 내고 적극적으로 소통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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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원장의 광폭 행보가 업역을 시시때때로 넘나들었던 만큼 비판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시장과 직접 소통하고 발언한 데에 드러난 이 원장의 강한 존재감은 '관치 금융' 논란으로도 이어졌다. 금융지주 회장 인사와 관련한 경고성 발언은 물론 은행 영업 행태를 향해 '이자장사' '약탈적'이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사실상 민간 금융회사 영업과 경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지적이다. 금융 정책 이슈를 선도하는 것 역시 총선 출마설과 맞물려 대외 성과를 홍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여전히 남아 있다.

더욱이 금융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도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 원장은 보이스피싱 등 금융소비자 보호 측면과 관련한 정책을 강조해 왔으나 사후 피해 구제안에 대해서는 별다른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하면서 수동적인 행보에 머물렀다. 또 금융 혁신 과정에서 업계 의견을 수렴했으나 민원 소원수리에 머물렀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예컨대 금감원이 수렴한 업계 금융혁신 의견을 보면 방문판매업 허용, 상조업 진출, 전자쿠폰 발행 등은 진정한 금융 혁신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금감원이 금융당국의 한 주축으로서 리더십을 가지고 분명한 감독당국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이 원장 등장이 시장 감시 기능을 과거처럼 업계 편에 서지 않고 강화할 것이란 시장의 기대에 부합했다"면서 "결국 금감원이 리더십을 가지고 감독 역할을 온전히 수행할 때 시장에 긍정적인 변화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