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긴급 진단] 기지개 켠 서울··· "바닥 다지며 하반기 강보합 보일 듯···금리·역전세 등 변수"

2023-06-0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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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바닥 다지는 흐름 한동안 이어질 것"···매수 의견은 엇갈려

추세적 상승 흐름 보일지는 미지수… W자형 더블딥 우려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모습. 2023.05.02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모습.[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아파트 가격이 강남권에 이어 강북권까지 하락 흐름을 멈추는 등 변곡점을 맞이한 가운데 상당수 전문가들은 하반기 서울을 비롯한 부동산 시장이 강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매수세가 붙으면 집값이 소폭이지만 꾸준히 오를 테지만, 하반기 역전세 대란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상 이슈가 여전히 시장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급격한 'V자 반등'을 기대하기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한편으로는 현재의 반등 흐름이 급매 소화 이후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중장기적으로는 W자 '더블딥'(double dip)이 발생해 더 깊은 하락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1일 아주경제가 부동산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시장 진단을 진행한 결과 다수의 전문가들은 서울의 아파트 가격 상승 흐름이 소폭이나마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1년여의 하락 행진을 멈추고 상승 흐름으로 전환하며 바닥을 다지는 구간으로 진입했다는 것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사업부 팀장은 “현재 거래량이 늘고 상승 거래가 늘고 있는 시장 흐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여러 변수가 남아있지만, 바닥을 천천히 다지는 과정을 겪으며 하반기 내내 적어도 강보합 수준 이상으로는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서울 지역의 2주 연속 상승을 두고 '반등의 신호'라고 진단했다. 고 대표는 "공급은 부족한데 거래량은 늘고, 대출규제가 풀리면서 자금 융통이 쉬어져 실수요자들이 저점으로 인식한 것"이라며 "집값 바닥은 이미 1월에 지났고,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조금씩 반등하는 추세가 예상돼 내 집 마련이 필요한 수요자들에게는 적기일 수 있다"고 봤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도 “이미 급매물이 많이 빠진 상황에서 매수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싸게 살 수 있는 매수 타이밍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강보합세 정도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최근 KB부동산이 발표하는 'KB선도아파트50' 지수의 반등도 달라진 시장 분위기를 반영한다. 전국에서 시가 총액이 가장 큰 50개 아파트 단지의 시가총액 변동률을 나타내는 해당 지수는 지난 5월(15일 기준)에 전달 대비 0.1% 상승하면서 지난해 6월 이후 11개월만에 상승 전환했다. 전국의 '대장 아파트'를 모아놓은 이 지수는 가격 변동 영향을 민감하게 보여줘 주택시장 선행지수로 꼽힌다. 

집값 상승세를 내다보는 공인중개업자들 또한 늘고 있다. 이날 KB부동산 5월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6000여명의 공인중개업자들 중 상승을 전망한 비율은 0.1%에 불과했지만 5월엔 10.5%로 증가했다. 또 지난해 12월 당시 85%의 중개업자들은 집값이 내릴 것이란 전망을 내놨지만, 5월엔 그 비중이 25.5%로 줄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올해 1분기 누계 기준으로 4.74% 상승한 데다 4월 잠정치도 1.22%로 비교적 높다”라며 “시장은 관성의 법칙 혹은 경로 의존성이 작용하므로 반등세는 좀 더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전세 움직임·금리가 본격적인 집값 상승세 좌우
 
전문가들은 하반기 집값 흐름의 향방에 대해 전세와 금리의 움직임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우병탁 팀장은 하반기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역전세'가 시장 반등을 제한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가격이 상승하려면 추격 매수세가 붙어야 하는데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이 떨어지면 거래에 대한 유인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는 "올 하반기 역전세가 심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 상반기까지 일부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추격 매수가 이어질 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앞서는 1~2% 내외의 낮은 금리가 적용되며 집값이 큰 폭으로 올랐던 경향이 있다”며 “현재는 기준금리가 동결됐다고 하더라도 이전에 비해 높은 상황이며 아직 금리의 상단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까지 나온 거래는 실거주로 보면 될 것”이라며 “금리가 여전히 불확실해 실거주가 아닌 투자를 하는 것은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전했다. 투자목적 매수가 주춤한 상황이어서 집값 상승폭이 커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제경 소장 또한 “지방에서도 급매는 다 빠지는 등 최악의 시기는 지난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하반기 금리 상승 여부, 전셋값 향방 등이 집값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의 흐름이 일시적인 반등일 뿐 W자 형태의 '더블딥' 우려가 존재하는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원갑 위원은 “지속적인 규제완화 효과, 15억원 대출제한폐지,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지난해 낙폭과대에 따른 반발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했다”라며 “추세적 상승보다 기술적 반등의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단기간에 급락한 상황에서 대기자금이 유입되며 반등 흐름을 보이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역전세난,경기침체, 미미한 통화량(M2) 팽창, 소득대비 집값 고평가 등을 감안할 때 2008~2012년 발생했던 W자형 더블딥 형태로 시장이 바뀔 수 있다”며 “앞으로 금융시장 이슈에 따라 시장이 출렁일 것으로 예상하며 특히 일부 지방의 경우 하락세가 이어질 것 본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도 현재의 반등은 이전에 급락한 영향에 따른 일시적 회복 현상이라고 진단하며 “이번 하락이 1차 하락인 상황이고 2~3년 후에 2차 하락이 한 번 더 오는 W자형 시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이 지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상승했는데 6개월 떨어지고 다시 또 상승 추세로 전환했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조정기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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