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경력단절여성 7.6%p↑…"재택근무 등 정착 이끌어야"

2023-06-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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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17층 여성가족부 모습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17층 여성가족부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이 3년 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단절 기간도 1년가량 늘었다. 전문가는 정부와 기업이 함께 대체인력 활용 시스템을 갖추는 등 일·가정 양립제도 정착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여성가족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2년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과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8~10월 만 25~54세 여성 8521명을 가구방문·개인 면접조사 방식으로 조사했다. 여가부는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를 3년마다 진행한다.
 
2022년 경력단절 경험한 여성 비중 42.6%…2019년보다 7.6%p ↑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42.6%가 결혼·출산·양육 등으로 경력단절을 겪었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35.0%)보다 7.6%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자녀가 있는 여성이 없는 여성보다 경력단절을 경험한 경우가 더 많았다. 자녀가 있는 여성 중 58.4%가 경력단절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없는 여성 중에서 경력단절을 경험한 비중은 25.6%에 그쳤다.

배경은 코로나19 시기 돌봄 부재가 가장 큰 경력단절 원인이기 때문이다.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들은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원인으로 긴급 자녀돌봄 대응방안 부재(49.8%)를 가장 많이 꼽았다. 임금·소득 감소(19.5%), 직장환경 코로나 취약(19.5%), 장기 무급 휴직 요구(4.7%) 순이었다.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들이 다시 일자리를 얻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8.9년으로 나타났다. 2019년 7.8년보다 1.1년 늘었다.

주로 서비스직과 판매직에 재취업했다. 경력단절 이전 사무직 종사 비중은 47.3%였으나 이후에는 23.6%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반면 서비스직 종사 비중은 19.9%로 경력단절 이전(7.4%)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판매직 종사 비중도 26.2%로 경력단절 이전(12.2%)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일·가정양립 제도 늘었지만…전문가 "코로나 영향"

지난해 경력단절 당시 일·가정양립 제도 운영은 2019년보다 개선됐다. 경력단절 기간 회사가 출산휴가를 운영했다는 응답이 34.2%를 기록하며 2019년(27.6%)보다 6.6%p 늘었다. 육아휴직 운영도 27.5%로 2019년 24.5%보다 3%p 증가했다. 육아기 근로시간단축제(10.0%), 임신 중 근로시간 단축제(8.9%), 가족간호휴가(5.8%), 재택·원격근무(3.3%) 순이었다. 시차출퇴근(4.6%)을 제외하고 제도가 2019년보다 전반적으로 더 많이 운영됐다.

일·가정양립 제도 중 활용한 제도가 늘어난 경우도 있었다. 재택·원격근무 활용 비중이 22.5%로 2019년(13.8%)보다 8.7%p 뛰며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임신 중 근로시간 단축제는 28.5%가 활용했다고 응답하며 2019년(25.7%)보다 2.8%p 늘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21.1%)도 활용했다는 응답이 2019년(19.1%)보다 2%p 높았다. 출산휴가(36.4%), 육아휴직(31.4%), 시차출퇴근(32.9%) 등은 이전보다 활용 비중이 줄었다.

전문가들은 일·가정양립 제도 확산이 아닌 코로나19 충격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체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찾아와 기업이 일·가정양립 제도를 활용할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조사를 진행한 오은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이번 조사 결과로 제도가 정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코로나19와 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제도가 자리잡기 위해선 정부와 기업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또한 여성이 직장을 그만두지 않을 수 있도록 일·가정양립 제도가 기업에서 정착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오 부원장은 기업이 업무 공백 발생 시 대체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인구 구조 변화로 구직난에서 구인난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이 나서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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