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정부를 비롯해 유엔 등 국제사회는 31일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강력히 규탄했다. 세계 각국 외신은 발사 소식을 긴급 보도하며, 북한의 위성 발사 의도와 한국의 경계경보 오발령 소식을 집중 조명했다.
美 “北 도발 중단하고 대화 택해야”…日 "'파괴조치' 유치"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이날 성명을 내고 “(북한이) 위성으로 주장하는 이 발사에는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기술들이 포함됐다”며 “대통령과 국가안보팀은 우리의 동맹 및 파트너들과 함께 긴밀히 협조해 상황을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우리는 모든 국가가 이번 발사를 비난하고 북한이 진지한 협상을 위해 테이블로 나올 것을 촉구한다”며 “외교의 문이 닫히진 않았으나, 북한은 반드시 도발적인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를 택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미국은 미국 본토의 안보와 우리 대한민국과 일본 등 동맹국의 방위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마다 야스카즈 방위장관은 “(북한이 통보한) 내달 11일까지는 지금과 같은 태세를 유지한다”며 북한의 우주발사체가 일본 영해나 영공을 침범할 경우 요격할 수 있는 ‘파괴조치 명령’을 당분간 유지하겠다고 시사했다.
유엔은 이번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시도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위배한 것으로 봤다. 스텐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북한의 군사위성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모든 발사는 관련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韓 경계경보 신뢰 하락…北 우주경쟁 노린듯
세계 각국 외신은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발사 실패 소식을 긴급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발사는 핵보유국 북한의 6번째 위성 발사 시도이자, 2016년 이후 첫 시도”라며 최근 한국의 누리호 발사가 성공한 점과 함께 우주비행사 3명이 탑승한 중국의 선저우 16호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아시아 지역에서 치열해지는 우주 경쟁에 합류하기 위해 이번 발사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하지만 외신들은 북한의 위성 기술 수준에 의구심을 표했다. AP통신은 “전문가 다수는 이전 위성들이 북한으로 이미지를 전송한 적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며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북한의 국영 언론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새 장치가 고해상도 이미지를 처리하고 전송하기에는 너무 작고 조잡하게 설계됐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외신들은 서울시의 경계경보 오발령으로 인한 혼란도 집중적으로 다뤘다. 로이터통신은 서울 거주 여성(30대)의 “너무 당황했다. 119는 계속해서 통화 중이었고, 인터넷은 너무 느렸다”는 발언을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500만 서울시민들은 북핵에 대해 별 관심이 없던 상태에서 사이렌이 울리자 크게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FT는 한국 정부의 경계경보 체계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안킷 판다 미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잘못된 경계경보는 대중의 신뢰를 해치고 위기 상황에서 극도의 불안감을 확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