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후 재건(再建) 사업이 논의되면서 관련 기업 주가가 널뛰기를 하고 있다. 재건 사업을 수주하면 회사 실적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투자자 관심이 뜨겁다. 다만 금융투자업계는 테마주에 쏠린 투자심리가 언제든 변할 수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부토건, 국보, 디와이디, 웰바이오텍 등 주요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주 주가는 이날 각각 7.54%, 10.78%, 1.12%, 6.70% 하락했다. 앞서 지난 1주간 △삼부토건 78% △국보 51% △디와이디 41% △웰바이오텍 23% 등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재건주 가운데 삼보토건 등락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삼부토건이 다른 재건 관련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실체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부토건은 지난 23일 폴란드 건설사와 손잡고 우크라이나 최대 요충지인 마리우폴시 재건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다만 MOU가 당사자 간 양해와 합의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MOU는 글자 그대로 임의로 맺은 약속이다. 이행하지 않아도 법적 문제가 전혀 없기 때문에 금융당국 제재를 받지 않는다.
삼부토건은 재건 관련주로 수혜를 누리는 과정에서 자금도 조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부토건 최대주주인 디와이디가 삼부토건 보유 주식 전량을 담보로 상상인증권과 대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24일 공시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디와이디는 삼부토건 주식 85%가량을 담보로 맡겼지만 이번에는 담보를 100%로 확대했다. 담보로 제공된 주식 가치가 상승하면 대출 한도가 늘어날 수 있다.
무엇보다 마리우폴은 러시아 최대 점령지라 재건사업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업계 중론이다. 우크라이나가 현 단계에서 전쟁을 종료한다면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가 러시아 영향 아래 남게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재건 관련주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011년 이라크 재건사업 당시에도 국내 기업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에 한화건설이 참여했으나 공사비 미지급 등을 이유로 중단됐다. 사업비 규모만 약 80억 달러에 달했으나 백지화됐다.
IB업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재건 소재가 떨어지면서 재건 관련주들이 조정을 받고 있다"며 "재건 이벤트가 발생하면 주가가 반등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테마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