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지난주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 등 핵심인물 3인방을 재판에 넘긴 가운데, 이번주에는 주가조작에 깊숙이 관여한 인물 또 다른 3명에 대한 신병 처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검찰은 키움증권과 KB증권 본사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차액거래결제(CFD‧Contract For Difference) 거래내역 등을 분석한 뒤 어떻게 한날한시 8개 종목의 주가가 폭락한 것인지 등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또 금융당국이 CFD 거래 과정에서의 위법 사항을 발견한 만큼 증권사도 수사선상에 놓였다.
주가조작 가담 인물 3명, 이번주 구속 갈림길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주 라 대표 일당과 함께 주가조작과 범죄수익 은닉에 깊숙이 관여한 혐의를 받는 장모씨(36)와 박모씨(38), 조모씨(42) 등 3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진행된다. 장씨는 재무관리를, 박씨는 시세조종 매매를, 조씨는 고객관리를 각각 맡았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 단성한)는 지난 26일 이들 3명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라 대표 일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장씨 등의 범죄 혐의 역시 대부분 소명됐다고 보고 있다.
다만, 8개 종목이 어떻게 한날한시에 폭락했는지에 대한 원인은 규명하지 못한 상태다. 8개 하락 종목의 주가는 약 2년 동안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려 왔는데, 지난달 사흘간(24~26일) 주가가 최대 65.65% 곤두박칠치면서 시가총액이 7조4000억원 상당 증발한 것이다.
8개 종목 한날한시 곤두박질...檢, 원인 찾는다
일각에서는 라 대표 일당이 금융당국의 조사를 피해 물량을 한꺼번에 대량 매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폭락 시점 반대매매(고객의 주식을 증권사가 임의로 판매하는 매매) 등으로 CFD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가 하락 속도를 키웠다는 주장이다.그러나 라 대표는 폭락 직전 보유 주식을 대량 처분한 다우데이터와 서울가스의 대주주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 등이 주가 폭락 사태의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다. 상속세를 줄이려는 목적으로 주가를 낮추기 위해 공매도를 한 것이다. 김 전 회장 등은 라 대표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검찰은 지난 24일 CFD 계좌를 취급하는 키움증권과 KB증권 본사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8개 종목 CFD 거래내역을 토대로 대규모 폭락 사태가 발생한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누가 폭락을 유발했는지 찾겠다는 구상인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CFD 거래 내역 등을 조사하면 증권사 대주주가 증권사 고객 계좌내역 등을 알고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CFD를 취급한 증권사들을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 등 위법사항도 수사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앞서 A증권사 임원과 관련된 B씨가 8개 종목 주가 급락일 이전에 일부 종목을 대량 매도한 사실을 적발했다. 또 일부 증권사에서 적발된 △본인 확인 절차 생략 △투자 위험 축소 안내 △거짓 광고 등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형사책임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 전문 박현근 변호사(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소속)는 "수사 과정에서 증권사의 위법사항이나 절차상 중대한 하자나 과실 등이 확인된다면 증권사도 형사적 책임과 함께 민사적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수사 과정에서 위법사항이 확인된다면 형사적으로는 투자자 보호 관련 조항들을 담고 있는 자본시장법으로 의율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