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무더위가 예고되면서 빙과업계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운 뒤 빙과업계 순위가 뒤바뀐 만큼 올해 빙과 시장을 둘러싼 롯데웰푸드와 빙그레 간 진검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빙과시장은 롯데웰푸드와 빙그레가 나눠갖는 구조다.
롯데웰푸드와 빙그레는 M&A 과정에서 선두 자리를 뺏고 뺏기는 '쟁탈전'이 펼쳐지며 시장 판도가 크게 흔들렸다. 빙과 대전의 막을 올린 것은 빙그레다. 빙그레는 2020년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며 단숨에 빙과 시장 1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지난해 롯데제과가 롯데푸드와 합병하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그러나 점유율 격차가 2.1%포인트에 불과해 올 여름 성적에 따라 선두가 바뀔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두 업체는 올해 빙과 시장 왕좌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M&A 시너지를 극대화해 경쟁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 엿보인다.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과 컬래버레이션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올해 3월에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트렌드에 맞춰 스테디셀러 협업 제품을 출시, MZ세대 입맛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지난 3월 말에 '쌍쌍바 with 메로나(쌍쌍바메로나)'를 선보인 데 이어 '비비빅 with 바밤바(비비빅바밤바)'까지 연달아 론칭했다.
쌍쌍바메로나는 빙그레의 메로나를 해태아이스크림의 쌍쌍바 버전으로 만든 제품이다. 비비빅바밤바는 해태아이스크림의 바밤바와 빙그레의 비비빅 맛을 조합해 만든 제품으로, 2030세대의 '할매 입맛'을 잡기 위해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풀이된다.
빙그레 관계자는 "해당 협업 제품은 해태아이스크림과 공동마케팅 전략 일환으로 선보인 것으로, 소비자 반응이 좋다"면서 "소셜미디어 중심으로 재미있다는 소비자 반응이 많았다. 출시 초기 판매도 잘 되고 있는 만큼 매출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쌍쌍바메로나의 이달 초까지 50여일간 누적 판매량은 100만개를 돌파했으며, 비비빅바밤바도 85만개 팔려나갔다. 두 제품의 매출 합계액은 약 10억원(에 달한다. 아이스크림 성수기(7~8월)가 아닌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2020년 빙그레에 인수된 해태아이스크림은 최근 해태제과를 통해 '해태아이스' 상표권을 출원했다.
여기에 해태아이스크림은 신규 기업이미지(CI)도 공개했다. 빙과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웰푸드는 '제로' 브랜드를 앞세워 '1위 굳히기'에 돌입했다. 롯데웰푸드는 최근 '제로 밀크 모나카', '제로 밀크 소프트콘', '제로 미니바이트 밀크&초코' 등 3종을 새롭게 선보이며 제로 브랜드 제품 라인업을 4개로 확대했다.
합병 시너지에도 속도를 낸다. 지난해 7월 합병 이후 진행해온 제품 효율화 작업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올해 1분기(1~3월) 기준 빙과 제품 수는 309개로, 2021년 740여종 대비 431개 품목을 축소했다. 통합 전 밝혔던 목표치(400개 축소)를 달성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역대급 무더위가 예고되면서 빙과 시장에서 롯데웰푸드와 빙그레·해태아이스크림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합병 시너지를 노린 신제품 출시, 프로모션 등이 잇따른 만큼 합병 효과도 본격화할 것"이라면서 "누가 시너지를 더 많이 내느냐에 따라 점유율 경쟁의 승자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