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실내골프장 다음은 영유?...커뮤니티 차별화에 승부 건 아파트

2023-05-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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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부의 상징' 커뮤니티…사우나, 헬스장 등에서 코로나19 거치며 영화관, 캠핑장 등으로

최근에는 비서 서비스, 영어유치원 등 서비스 고급화·정밀화 단계

MZ맘·N잡러의 등장..."관리비 높더라도 다양한 주거 서비스 원해"

게티이미지 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삶의 질에 대한 기준이 높아지고 주거에 대한 기준이 까다로워지면서 아파트별 커뮤니티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과거 아파트 커뮤니티의 주력 콘텐츠가 수영장, 사우나, 실내골프장 등 취미시설이었다면 코로나19 시기에는 영화관, 캠핑장, 조경특화 등으로 변화한 뒤 최근에는 호텔처럼 조식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입주민 사교모임 주선 등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개인 비서 서비스, 영어유치원 등 훨씬 세분화된 커뮤니티 제공을 약속하는 신축 아파트도 늘어나는 추세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신축 아파트 커뮤니티로 최근 영어유치원 도입을 추진하는 곳이 늘고 있다. 영어유치원은 높은 교육비와 까다로운 입학조건에도 불구하고 입학에만 수개월을 대기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영어 교육에 대한 젊은 부부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아파트 커뮤니티 킬러 콘텐츠로 영어 특화 교육시설을 유치하는 것이다.

실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지난해 서울시 유아대상 영어학원 311곳을 조사한 결과 월평균 학원비는 112만6000원으로 전년 대비 2.8%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교육비로 환산하면 약 1351만원으로 4년제 대학등록금 평균인 673만원의 2배에 달한다. 가장 비싼 학원의 경우 월 학원비가 265만원으로 대학등록금의 약 5배다.

이에 건설사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건설이 대전 중구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선화 더와이즈'는 단지 내에 아이들과 영어로 대화하며 시간을 보내는 키즈케어 서비스를 도입했다. VIP 컨시어지 서비스 기업인 '돕다(DOPDA)'와 업무협약을 맺고 컨시어지에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인력을 배치해 아이들과 수시로 영어로 소통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산책이 필요한 애견에게 산책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공항 및 골프장 의전 등 밀착 서비스도 제공한다.
 
강원도 강릉시에 오는 7월 착공하는 '강릉 이안 써밋 스위트'도 단지 내 영어유치원 조성을 입주민 마케팅 포인트로 삼았다. 단지는 FMIS(FM International School)와 MOU를 체결해 강원도 내 처음으로 영어유치원이 있는 아파트로 조성된다.
 
FMIS는 미국 LA 글렌데일 교육청의 산하에 있어 미국 본교가 선발한 국제교사 자격을 갖춘 훈련된 원어민 교사진이 꾸려지고 한국어와 영어를 병행하는 코디네이터의 학업관리가 이루어진다. FMIS는 본교의 교육과정은 물론 미국 내 명문학교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파견교사 채용, 선진 교육 플랫폼 구축, 미국 공교육에서 인증된 교육과정 등 영어권 유학 없이도 양질의 공교육 제공을 목표로 한다. 분양 관계자는 "우수한 교육시설을 가까이 둔 단지는 끊임없이 실수요가 몰리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는 서초구 신반포2차 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영어 특화 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 아파트는 1978년 준공된 1572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로, 현재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으로 재건축 절차를 밟고 있다. 신반포2차 재건축 조합은 단지가 주로 소형면적으로 구성돼 젊은 부부들이 많은 만큼 고급 영어유치원을 둔 특화단지로 조성해 조합원들 마음을 사로잡을 전략이다.

아파트 커뮤니티 서비스가 갈수록 정밀해지는 이유는 '주거의 질'에 대한 소비자의 기준이 갈수록 높아지기 때문이다. '살기 좋은 집'에 대한 개념이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로 확장되면서 집은 단순한 '쉼의 영역'을 벗어나 놀이와 취미, 일터라는 복합공간 개념으로 변하고 있다.

다만 특화 서비스를 제공할수록 입주민들의 관리비 부담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키즈인 MZ세대들은 기본적으로 커뮤니티에 대한 기준이 높고, 요즘에는 'N잡러'들도 많기 때문에 집 안에서도 세탁, 청소, 홈가드닝 등 보다 세분화된 서비스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관리비가 조금 더 비싸더라도 다양한 주거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고객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을 사로잡기 위해 기업들도 커뮤니티 개발에 공을 들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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