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금호석화) 간의 '금호' 상표권 다툼으로 번진 금호가(家) 형제의 분쟁이 박찬구 전 회장의 금호석화 승리로 마무리됐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18일 금호산업(현 금호건설)이 금호석화를 상대로 낸 상표권 이전 등록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을 상고 기각 판결로 확정했다. 금호산업과 금호석화는 지금처럼 '금호' 상표권을 공유하게 됐다.
금호그룹은 2007년 금호산업·금호석화 양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금호', '아시아나' 등 상표권을 공동명의로 등록했다. 그런데 2009년∼2010년 사이 '형제의 난'으로 그룹이 나뉘면서 금호산업은 박삼구 전 회장 쪽으로, 금호석화는 박찬구 전 회장 쪽으로 계열 분리됐다.
이에 금호석화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그룹 상표에 관한 권리를 공유하기로 했다고 맞섰다.
1·2심 재판부는 "금호산업이 상표의 권리자라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문서도 작성된 바 없다"며 금호석화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금호석화와 계열사 2곳에 청구된 260억원 상당의 미납 상표 사용료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금호산업의 채무부존재 확인 청구를 일부 인정했으나 그 액수가 크지 않아 사실상 금호산업의 패소로 풀이된다.
대법원도 원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금호석화는 "금호건설이 그동안 우리에게 청구한 상표사용료는 19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금호' 상표권 관련 현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향후 권한 행사, 상표 사용, 세무적 이슈 등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