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에만 기대는 전략은 콘텐츠 스튜디오 입장에선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글로벌 OTT와 지역(로컬) OTT에 공급하는 콘텐츠 비중을 5대5로 맞춤으로써 유통 채널을 다각화하겠다."
지난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을 성공시키며 콘텐츠 스튜디오와 유통 채널로서 입지를 다진 KT스튜디오지니와 ENA(구 skyTV)가 올해 신규 콘텐츠를 대거 공개하며 글로벌 스튜디오로 도약에 속도를 낸다.
KT스튜디오지니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우영우를 포함해 총 12편의 오리지널 드라마를 제작했고, ENA는 '지구마불세계여행' 등 총 17편의 오리지널 예능을 편성했다. 이러한 콘텐츠 사업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KT그룹 콘텐츠 사업 매출은 약 5000억원을 달성했고, KT그룹 미디어 매출도 전년 대비 9% 성장한 4조2000억원을 달성했다.
강국현 KT커스터머 부문장(사장)은 "지난해 콘텐츠 중심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면 올해는 콘텐츠가 KT그룹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할 것"이라며 "사업 성장세를 고려하면 2025년 미디어 매출 5조원 달성이라는 당초 목표에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KT스튜디오지니는 이날 행사에서 내년까지 드라마 제작 방향을 발표하며 총 19개의 오리지널 드라마를 공개했다. 회사가 강점을 보여준 휴먼 드라마, 로맨스, 코미디를 넘어 스릴러, 판타지 등 장르의 다변화를 꾀한다. 국내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휴먼 드라마·로맨스·코미디의 경우 '행복배틀'을 시작으로 '마당이 있는 집', '남남', '사랑한다고 말해줘' 등을 순차적으로 방영한다. 스릴러·판타지의 경우 '유괴의 날', '낮에 뜨는 달', '악인전기' 등을 연이어 선보인다. 스릴러·판타지의 경우 소설과 웹툰 원작을 영상화함으로써 탄탄한 시나리오에 베테랑 연기자의 연기력을 더할 계획이다.
내년에도 '야한사진관', '유어아너' 등을 연이어 방영하며 KT스튜디오지니의 색이 드러나는 작품으로 오리지널리티를 강화한다.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대표는 "우영우 같은 소위 '대박' 콘텐츠는 기존 대형 스튜디오에서도 3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작품이다. 신생 업체인 스튜디오지니에는 후속작에 대한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며 "매 작품마다 ‘포스트 우영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최선의 투자와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국 1주년을 맞이한 ENA는 채널명을 바꾸고 채널 순위가 기존 24위에서 11위로 상승했고, 매출도 67% 성장해 약 1100억원을 돌파했다.
ENA는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오리지널 예능 확보에 주력한다. 기존 인기 콘텐츠인 '나는 솔로'에 이어 스핀오프작인 '나는 솔로, 사랑은 계속된다 시즌2', '강철부대3', '하늘에서 온 미래', '아이엠그라운드' 등을 연이어 방영할 계획이다.
윤용필 ENA 대표는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의 합병 시너지 효과가 올해부터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청자 입장에선 채널별 특성을 확실히 이해할 수 있게 됐고 기업 입장에선 흩어져 있던 광고 조직을 통합해 광고주 충돌 등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이고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