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인상 후폭풍] 8원 인상? 피크 땐 4인 가구 월 9만원 넘게 낸다

2023-05-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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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기·가스요금 인상 방안을 발표한 5월 15일 서울 시내 주택가에 가스계량기가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안을 발표한 지 며칠 되지 않았지만, 때 이른 더위에 벌써부터 '냉방비 폭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올 2분기(4~6월) 전기요금을 5.3% 인상하면서 4인 가구 기준 한 달에 3000원가량을 더 부담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에어컨 전력 수요가 많아지는 여름철 국민들이 받아들 고지서에는 더 큰 요금이 적힐 가능성이 크다. 올겨울 여론을 들끓게 했던 난방비 폭탄 사태가 이번에는 '냉방비 폭탄'으로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무더위 기승 부리는 8월엔 전기요금 1만7000원 더 낼 수도
한국전력(한전) 전력통계월보 분석 결과, 지난해 전체 주택용 월평균 전력 사용량은 약 675㎽h다. 1년 중 무더위 영향으로 전력 수요가 가장 많은 3분기(7~9월) 월별 사용량은 이보다 많다. 지난해 7월 평균 전력 사용량은 약 755만㎽h, 8월 약 896만㎽h, 9월 약 740만㎽h를 기록했다. 특히 1년 중 평균 기온이 가장 높은 8월 한 달 주택용 전력 사용량은 월평균 사용량보다 약 33% 많다.

정부는 지난 15일 올 2분기 전기요금을 ㎾h당 8원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16일부터 주택용 전기요금은 기존 ㎾h당 146.6원에서 154.6원으로 올랐다. 정부는 4인 가구의 월평균 전력 사용량 332㎾h 기준으로 가구당 3000원 정도를 더 부담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냉방 수요가 늘어나는 여름철 전력 사용량은 늘기 마련이다. 지난해 주택용 전력 사용량 증가분을 반영한 8월 가구당 사용량은 441.56㎾h로 정부 예상치보다 많다. 이렇게 되면 8월에만 당초 정부가 예상한 4인 가구의 월평균 전력 사용량(332㎾h)보다 109.56㎾h를 더 사용하게 돼 부담액은 약 1만6938원으로 늘어난다. 

이는 8월 기준 월 전기요금이 6만3570원에서 8만원 이상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여기에 부가세와 전력 기반 기금이 더해지면 가구당 전기요금은 9만원을 넘길 가능성도 크다. 정부가 전력 비수기 기준으로 추정한 가구당 전기요금 부담액보다 더 많은 요금을 내면서 올여름 '냉방비 폭탄'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슈퍼 엘니뇨로 폭염 가능성 '솔솔'...냉방비 폭탄 현실화하나
올여름 7년 만에 '슈퍼 엘니뇨' 등장으로 최악의 폭염 가능성이 커지면서 냉방비 폭탄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역대급 폭염이 발생하면 에어컨 등 전력 사용량이 많아져 한 차례 인상된 전기요금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날씨에 따라 사용량이 전기요금에 추가 변수가 될 수 있다.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슈퍼 엘니뇨가 한반도를 덮쳤던 2016년 8월 한 달간 전력 사용량은 전년 동월 대비 12.3% 뛰었다. 지난해 7월 전력사용량이 전년 동월 대비 8.4% 오른 것에 1.5배가량 많은 수치다.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슈퍼 엘니뇨로 역대급 폭염이 올 경우 전기요금은 9만원 이상으로 뛸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지난 겨울 '난방비 폭탄 사태' 때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력 비수기인 2분기에 전기요금 인상안을 발표하면서 전력 성수기에 국민들이 받아들 고지서의 체감 요금은 더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에너지 비수기 때 가스요금 인상안을 발표하면서 겨울철 '난방비 폭탄' 사태가 불거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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