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로 거래량이 늘고, 서울 주요 지역에선 반등세가 거세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바닥을 논하기엔 이르다고 평가했다. 여전히 금리가 높고 매수심리가 회복되지 않아 대세 상승장은 요원하다는 분석이다.
15일 아주경제가 부동산 전문가 5인의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을 종합한 결과 대부분은 "서울 중심 단지 일부에서만 투심이 회복되고 있다"면서 "무리하게 투자하기에는 아직 진입 시점이 빠르다"는 데 공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금융시장 불안은 여전하고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도 큰 상태"라며 "매수심리보다 매도심리가 더 강한 상태에서 당분간은 횡보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최근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 대출 등의 효과로 거래가 늘어났던 것"이라며 "거래량이 상승세라고는 하지만 대부분 실거주 용도이며 절대적인 거래량은 여전히 예년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무르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그는 "3분기 이후에도 거래량이 늘어날 것인지가 가격변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고금리와 함께 금융시장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보합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 역시 "아직 고금리가 이어지고 있고 대내외적인 경기 침체가 해소되지 않아 부동산 시장이 당장 회복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또한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여경희 연구원은 "급매물 소진 후 호가 차이가 벌어진 상황에서 추격 매수가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최근 서울 아파트의 전세금이 하락한 상황에서 거주하면서 집값 추이를 주시하려는 수요도 많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전세가격이 고점이었던 2년 전 입주한 신축에서는 계약 만료 시점에 큰 폭의 감액 갱신계약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수도권 내 갭투자가 많았던 지역 및 단지 중심으로 다시 전세보증금 반환을 위한 다주택자의 급매물이 출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서울 중심지는 생각보다 빠르게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송승현 대표는 "앞서 잠실과 같이 선제적으로 큰 조정을 받았던 지역에서 상승거래가 나오고 있다"며 "재건축 등 국지적인 호재의 영향을 받았거나 앞서 큰 조정을 받았던 지역들은 생각보다 반등이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여경희 연구원은 "서울 전체가 반등하기는 힘들지만, 강남 등 국소 지역에서는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했고, 서진형 교수도 "서울 부동산의 양극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라며 "매수세가 완벽하게 살아나면서 핵심지역부터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