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시대'가 열린다. 1958년 왕세자로 책봉된 지 65년 만이다. 찰스 3세 국왕이 영국과 14개 영연방 왕국의 군주임을 선포하는 대관식이 6일(현지시간)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시작됐다.
찰스 3세는 이날 오전 11시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만천하에 알리는 대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오전 10시 20분께 아내 커밀라(75) 왕비와 '다이아몬드 주빌리 마차'를 타고 버킹엄궁을 떠났다.
대관식은 영국 국교회 최고위 성직자인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가 집전하며, 찰스 3세는 성유를 바르는 도유식에 이어 무게가 2.23㎏에 달하는 성 에드워드 왕관을 쓴다.
대관식이 끝나면 종이 울리고 예포가 발사된다. 버킹엄궁으로 돌아가는 대관식 행렬은 오후 1시께 출발한다. 찰스 3세 부부는 황금마차를 타고 영국과 영연방 군인 약 4000여명을 뒤따라 2㎞ 구간을 되돌아간다.
찰스 3세는 1948년 태어나 9세에 왕세자로 책봉된 뒤 거의 평생을 영국의 왕이 될 준비를 해왔다. 지난해 9월 모친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하면서 국왕으로 즉위했다.
이날 대관식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대신해 질 바이든 여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 2200여명이 참석했다.
왕실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대관식 때보다 참석인원을 4분의 1수준으로 줄였고, 국가원수급 인사 100여명을 포함해 203개국 대표가 초청했다. 한국 정부 대표로는 한덕수 총리가 참석했다.
참석한 귀족은 과거보다 줄어든 반면 '코로나19 영웅' 등 지역사회 봉사자, 찰스 3세 부부의 사회복지재단과 인연이 있는 인사 등이 대관식을 지켜본다.
왕실과 갈등을 빚다 2020년 미국 캘리포니아로 떠난 해리 왕자는 대관식에 참석할 예정이지만 부인 메건 마클과 아들 아치, 딸 릴리벳은 대관식에 얼굴을 비추지 않는다.
세금으로 치르는 대관식 비용은 1억파운드(170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부는 대관식 후에 비용을 발표한다. 젊은 층으로 내려갈수록 왕실 지지율이 낮아지고 물가 급등으로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 거부감도 크다.
이날 대관식에 맞춰 반군주제 단체 '리퍼블릭' 등이 웨스트민스트 사원 인근에서 반대 시위를 조직했고, 이 단체를 이끄는 그레이엄 스미스 대표가 사원과 가까운 트래펄가 광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