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가 1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수출도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수출이 5월 저점을 찍고 완만하게 회복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뚜렷한 상승 흐름은 하반기는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여 아직 수출량이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4월 수출액은 496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4월보다 14.2% 감소했다.
무엇보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 부진 여파가 컸다. 올해 4월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63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4억 달러로 41.0% 줄었다.
지난달 한국의 전체 수출 감소액 83억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반도체의 감소분이 절반을 넘는다.
특히 대부분 품목 수요가 미약한 가운데 주요 선진국 및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이연된 자동차 및 인프라 수요가 수출 하강 속도를 늦추고 있다.
아직 중국의 봉쇄 완화 효과는 대면 서비스 수요에 그쳐 IT품목 중심으로 누적된 재고 부담이 해소되기까지는 시차가 상존한다.
다만, 부진이 극심했던 1~2월 대비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전문가들은 무역수지 적자 폭 개선과 함께 수출 경기가 저점을 지나가고 있다는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이르면 5~6월 중 수출이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수출은 5월 조업일자 감소로 일시적으로 악화된 후 조금씩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반기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중국 4 월 제조업 PMI 가 다시 기준선인 50 아래로 하락하는 등 중국 제조업 경기 반등에 대한 확신이 강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한국 수출은 빨라야 올해 4분기 소폭의 플러스 증가율을 기록하고, 무역수지도 연말 즈음에나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 반등, 중국 경기 회복세 강화, 글로벌 제조업 하강 압력 완화 등이 수출 회복을 주도하며 2분기엔 수출 경기가 저점을 통과할 전망"이라면서도 "수출 감소폭은 하반기 본격 축소돼 4분기는 돼야 전년 동기 대비 플러스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로 가며 선진국 수요 둔화와 중국 수요 회복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며 "대중국 수출은 부동산 투자 회복과 맞물려 재고 부담이 덜한 구경제 품목을 중심으로 개선세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수 회복과 연동된 수출 바닥 확인은 3분기 경으로 예상되나 회복 추세가 본격화되는 시점은 IT 수요가 동반되는 4분기 경으로 전망된다"며 "3분기까지는 주요국의 엇갈린 수요 속에 지지부진한 수출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