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해외 기업 지분 인수에 이어 부동산 자산 매입과 영업조직 인수에 나서는 등 공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과 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부분 보험사들이 몸을 움츠리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생명 측은 리스크 대비 안정적 자본력을 바탕으로 고객 자산 운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최근 7284억원을 투자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판교 알파돔타워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알파돔타워는 2018년 3월 준공된 지하 7층~지상 15층에 연면적 8만7901.58㎡ 규모인 판교 랜드마크급 오피스 자산이다. 주요 ICT 기업과 대기업 개발 센터 등이 위치한 판교 중심상업지역에서도 판교역과 직접 연결돼 우수한 입지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프랑스의 인프라 투자 전문 운용사 '메리디암(Meridiam)'의 보통주 20%를 취득하기도 했다. 삼성생명 측은 구체적인 취득 가격을 공식화하지 않고 있지만 메리디암이 총 27조원 규모의 운용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점에 비춰 조 단위 투자가 이뤄졌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생명은 이번 투자로 메리디암의 2대 주주가 됐으며 향후 메리디암 감독이사회에 참여하고 사업협력협의체를 신설할 예정이다.
여기에 삼성생명은 GA(법인보험대리점)업체 인수에도 나서며 국내 영업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삼성생명은 자회사형 GA인 삼성생명금융서비스를 통해 GA업체인 CS라이프 일부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CS라이프는 전체 설계사가 1200명 규모로 알려졌으며 이 중 절반가량 영입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는 경쟁사인 한화생명이 최근 GA업계 6위권인 피플라이프 인수를 마무리하고 설계사 조직 규모를 2만5000여 명으로 늘리자 이를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하고 있다.
IFRS17 적용 이후 순익과 자본 역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올해 추가적인 광폭 행보가 이어질 것이란 시각도 있다. 지난해 실적을 IFRS17로 환산했을 때 삼성생명 순익은 2조3239억원으로 이전 회계기준보다 6031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2조원대 순익은 보험권에서 유일하다. 영업이익(2조2028억원)과 자본(41조5521억원)도 각각 8162억원, 17조3837억원가량 증가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안정된 보험 본연의 프로세스를 통한 수익 창출로 다양한 투자 기회를 검토 중"이라며 "앞으로도 수익 기반 강화와 다변화를 위한 사업 확대를 적극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