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졌던 11살 소년이 장기기증을 통해 3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14일 부산대병원에서 11살 A군이 뇌사장기기증을 했다고 20일 밝혔다.
A군은 간장과 신장(좌·우)을 3명에게 기증했다.
경남 창원에서 외아들로 태어난 A군은 24주 만에 출생해 100일을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있었다. 태어날 때 힘든 고생을 한 소중한 아이라 가족 모두 사랑으로 키웠고, 친구한테 먼저 다가갈 줄 아는 친절하고 다정한 아이였다고 한다.
A군은 지난 3일 등교를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시내버스에 치여 쓰러진 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A군이 사고 직후 세상을 떠나지 않고 기다려 준 것은 주변에 사랑을 주고 가려고 한 것으로 생각하고 기증을 결심했다. 또 11년간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아온 아들이 짧게나마 세상에 발자취를 남기고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고 가길 바랐을 것이라고 가족은 전했다.
A군의 어머니는 "엄마 아들로 태어나줘서 정말 고마워. 엄마가 끝까지 지켜준다고 했는데 약속 못 지켜서 미안해. 다음 생에는 네가 원하는 최고의 몸으로 태어나서 이번 생의 못다 이룬 꿈을 꼭 이루길 엄마가 기도할게.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내 아들. 사랑해"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A군의 기증자 예우를 담당한 노은정 사회복지사는 "11살의 꿈 많은 친구가 나누고 간 생명나눔의 씨앗이 많은 분께 희망이 되길 바란다.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의 아름다운 마음을 기억하며, 그 따뜻한 마음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