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리브엠 정식 사업자 허가...은행권 알뜰폰 진출 불붙었다

2023-04-1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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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규제개선 통해 알뜰폰 사업 은행 부수업무로 지정

40만 가입자 KB리브엠, 사업 지속...신규 은행 사업자 진출 가능성↑

[사진=KB리브엠]

은행이 알뜰폰(MVNO)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문이 활짝 열렸다. 자본력을 갖춘 사업자가 참여함에 따라 이동통신 3사 중심이던 국내 통신 시장에 경쟁이 활성화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2일 혁신금융심사위원회를 개최하고 KB국민은행 측 알뜰폰 사업 규제 개선에 대한 요청을 수용해 은행이 부수업무로 알뜰폰 사업을 전개할 수 있도록 특례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2019년 KB국민은행 알뜰폰 서비스 'KB리브엠'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한 바 있으며 이와 관련한 임시 사업 승인은 오는 16일 만료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혁신금융심사위원회를 통해 규제 개선 필요성, 운영 결과, 금융시장·질서 안정성, 소비자 보호에 미치는 영향 등을 심사해 KB국민은행 측 요청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향후 은행 부수업무 공고를 통해 관련 법령을 정비한다. 이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40만명 이상 가입자를 확보한 KB리브엠은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기간이 만료되지 않은 것으로 간주돼 알뜰폰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다른 주요 은행 사업자도 관련 법령만 준수하면 별도로 금융위에 신고하는 절차 없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금융위에 따르면 아직 알뜰폰 사업에 관심을 보낸 다른 은행 사업자는 없지만 업계에선 곧 은행들이 관련 TF를 꾸리고 알뜰폰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가계 통신비 인하를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해 왔다. 이동통신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중간요금제 세분화, 제4 이동통신사 유치 등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

알뜰폰 사업자 경쟁력 강화 역시 이러한 논의 가운데 하나다. 기존 알뜰폰 시장에선 대다수 사업자가 저렴한 요금제를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일각에선 고객 서비스 불편, 소비자 보호 미비 등을 문제로 지적했으며, 이통 3사 요금제를 단순 재판매하는 수준에 그쳐 자생력이 약하다는 평가도 받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KB리브엠 정식 승인 이후 은행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금융과 통신을 융합한 신규 서비스는 물론 자체적으로 확보한 통신·생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마이데이터 서비스도 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알뜰폰 주무 부처인 과기정통부도 자본력을 갖춘 은행이 알뜰폰 사업자로 참여함으로써 통신시장 경쟁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렴한 게 전부라고 평가받는 알뜰폰이 차별화된 서비스와 상품을 선보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중소 사업자가 대부분인 기존 알뜰폰 사업자와 통신 대리점주들은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은행들이 거대 자본을 앞세워 출혈 경쟁으로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와 과기정통부에 이통 3사 알뜰폰 자회사와 마찬가지로 은행 알뜰폰에 대한 시장 점유율 규제와 도매대가(원가) 이하 요금제 판매 금지 등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KB리브엠은 낮은 가격으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중소 사업자보다 높은 수준에서 가격을 책정하고 다른 금융서비스와 융합해 차별적인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기존 알뜰폰 사업자와 통신 대리점주 등이 요구하는 요금제·점유율 관련 규제는 향후 과기정통부가 은행 사업자와 논의해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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