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2030년 전기차 글로벌 톱3 목표···국내 전기차 분야 24조원 투자

2023-04-1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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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 15만대 규모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 공장 기공식 개최

현대자동차그룹이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24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공개했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 3위에 오른 데 이어 전기차 분야에서도 ‘글로벌 톱3’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11일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오토랜드 화성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약 2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기차 전용 공장 기공식을 열고 국내 전기차 분야 투자 계획을 밝혔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는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총 24조원을 투자할 계획으로 대한민국의 글로벌 전기차 3대 강국 도약에 기여할 것”이라며 “국내 전기차 연구개발, 생산, 인프라 등 전후방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전기차 분야에 24조 투자···2030년까지 전기차 글로벌 판매 톱3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3사는 전기차 분야의 국내 생산∙수출 확대 및 연관산업 강화를 위해 오는 2030년까지 8년 동안 국내에 24조원을 투자한다. 화성 전기차 전용공장도 이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기아는 약 6만6115㎡ 부지에 수천억원을 투입, 연간 최대 1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목적기반차량(PBV) 전기차 전용공장을 건설한다. 2025년 하반기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2030년 기준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을 364만대로 계획하고 있다. 이 중 41%에 달하는 151만대(수출 92만대)는 국내에서 생산할 방침이다. 올해 국내 전기차 생산계획은 35만대로 네 배가 넘는 규모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 같은 대규모 투자는 국내 전기차 생태계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미래 자동차산업 혁신을 선도하는 허브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국내 전기차 생산-연구개발-인프라-연관산업 등의 선순환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전환도 추진한다. 이와 더불어 △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및 제품 라인업 확대 △ 핵심 부품 및 선행기술 개발 △ 연구시설 구축 등 연구개발에도 집중 투자한다. 협력사와 함께 국내 기술 개발을 활성화한다.

전기차의 원천적인 성능 향상을 위해 차세대 플랫폼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2025년 도입하는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비롯해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체계 하에서 차급별 다양한 전용 플랫폼들을 순차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를 적용한 플랫폼은 배터리와 모터를 표준화해 제품 개발 속도와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

전기차 보급의 핵심 기반인 충전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선다. 현대차∙기아의 계열사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는 도심의 부족한 초고속 충전 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2025년까지 초고속 충전기 3000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최종적으로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총 31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다. 기아는 올해 EV9을, 현대차는 2024년 아이오닉 7을 선보인다.

◆현대차그룹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 공장

기아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은 현대차그룹이 1994년 현대차 아산공장을 기공한 지 29년 만에 국내에 건설하는 완성차 제조 공장이다. 국내 최초로 신설하는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약 3만평 부지에 1조원 규모를 투입해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간 생산 규모는 15만대다.

기아의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은 미래 혁신 제조기술을 대거 적용했을 뿐만 아니라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공장으로 구축된다. 

먼저 기존 자동차 제조 공장들의 일관적인 컨베이어 시스템에 옵션장착장(CELL)을 도입한 ‘셀 방식’을 통해 다양한 고객 맞춤형 차량 생산이 가능하다. 기존의 대량생산 방식인 컨베이어 시스템과 첨단 지능형 공장 기반 셀 시스템을 융합해 다품종 유연생산이 가능한 혁신적인 생산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은 차량 제조 과정 중 도장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와 유해물질을 저감하는 건식부스를 운영하고 자연채광 활용과 제조 공정 축소 등 탄소 배출량을 기존 공장대비 약 20% 저감 효과가 있다.

2025년 첫선을 보일 PBV는 중형급 사이즈로, 성인 키에 이르는 넓은 실내와 적재성을 갖출 예정이다. 딜리버리, 차량 호출, 기업 간 거래 등 각종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PBV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으로 다양한 종류의 차체를 유연하게 결합할 수 있다. 딜리버리(Delivery), 차량호출(Car Hailing), 기업 간 거래(B2B) 등에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일반 물류, 신선식품 배송, 다인승 셔틀, 이동식 오피스와 스토어로 활용이 가능한 대형 사이즈 PBV를 비롯해 소형 사이즈 PBV,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중형 사이즈 로보택시까지 제품 라인업을 늘려 나갈 방침이다.

◆전동화시대 부품업계 경쟁력 강화 지원 위한 상생협력 프로그램 5.2조 규모 운영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5조200억원 규모의 ‘新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1차 협력사는 물론 2·3차 협력사에도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먼저 현대차그룹은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원자재 연동제를 확대 실시한다. 협력사와 함께 원자재가 조정주기 및 기준지표 등을 합의하고 원자재가 변동 시 납품가에 반영함으로써 협력사의 부담을 낮춘다. 

이 외에도 금리 및 환율 인상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공급망 안정화 기금’을 조성한다. 현대차그룹은 1000억원의 재원을 출연하고,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은 지원 대상 모집 및 선발,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은 기금 관리 및 집행을 담당한다. 기금은 올해 상반기에 전액 집행될 예정이다.

다른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내에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기차 분야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국내 전기차 전후방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미래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기아, 2분기 각종 악재 속 '전기차' 승부수

현대자동차가 자동차 판매 호조의 영향으로 올해 1분기(1∼3분기) 상장사 영업이익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자동차 판매가 증가세를 보이면서 높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미국에서 올해 1분기 38만2354대를 팔아 역대 1분기 중 최다 판매 실적을 거뒀다. 유럽에서도 지난해 9.4% 점유율로 4위를 달렸으며, 올해도 2월까지 9%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가 자동차가 인기를 끌면서 대당 수출 가격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문제는 2분기다. 경쟁업체인 테슬라가 가격 인하로 판매량 확대에 나서고 있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자국우선주의 확산으로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 감소는 불가피하다. 게다가 미국 정부가 2032년까지 현지 생산 신차의 67%를 전기차로 대체하도록 하는 규제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계획보다 전기차 전환 속도를 더 높여야 하는 상황 속에서 현대차가 전기차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전기차로의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무엇보다 전기차 이익률이 높기 때문에 시대의 흐름에 맞춰 현대차그룹도 발빠르게 대응해야한다"고 말했다.
 

기아 오토랜드 화성 EV6 생산라인 [사진=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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