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EO 라운지] '리딩금융' 입지 굳힌 KB 윤종규號···이제는 '금융권 BTS'로

2023-04-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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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사진= KB금융그룹]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금융권을 대표하는 '장수' 최고경영자(CEO)다. 올해로 9년째 KB금융을 이끄는 윤 회장은 취임 당시 혼란스러웠던 내부 잡음을 빠르게 진화했고,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은행·비은행 부문의 고른 성장을 끌어냈다.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 실적 기록도 갈아치웠다. 내실을 다진 바탕으로 국내 리딩금융 입지를 굳힌 KB금융의 시선은 이제 글로벌 무대를 정조준하고 있다.

윤종규 회장은 1955년 전남 나주에서 태어나 광주상고,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73년 외환은행에 입사해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이후 삼일회계법인을 거쳐 KB국민은행 1기 경영진으로 영입됐다. 2004년에는 KB를 잠시 떠나기도 했지만, 2010년 KB금융 부사장직으로 돌아와 2014년 회장으로 올라섰다. 2017년·2019년 연임에 성공해 올해 3연임 임기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다.

윤 회장이 처음 회장으로 취임했을 때의 KB금융은 내부 혼란이 가중되던 때였다. 당시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첨예하게 대립한 끝에 회장, 행장, 상임감사가 모두 사퇴하는 'KB사태'에서 회장직에 올라섰다. 윤 회장은 회장직에 올라선 뒤 빠르게 혼란스러운 내부를 정리했고, 공격적인 M&A로 국면 전환에 나섰다. 윤 회장은 LIG 손보(현 KB손보) 인수를 시작으로 현대증권(현 KB증권),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 등 굵직한 M&A를 무리 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를 바탕으로 KB금융그룹의 당기순이익은 2015년 1조6000억원대에서 2016년 2조1400억원, 2017년 3조3100억원대까지 가파르게 성장했고 지난해에는 4조410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단, 비은행 부문의 비중이 줄어든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KB금융의 비은행 당기순이익 비중은 지난해 9.1%포인트(42.2%→31.3%) 감소했다. 하지만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포트폴리오가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는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올해 연초 윤 회장이 직접 발표한 KB금융의 투자철학이 화제가 됐다. 당시 윤 회장은 개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발표를 진행했는데, 대고객 투자 콘퍼런스를 국내 은행계 금융지주사가 시도한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윤 회장은 JP모건체이스 등과 같이 해외 유수의 금융회사들이 오래도록 금융시장을 선도할 수 있었던 데에는 그들만의 투자 철학이 깊게 뿌리내린 결과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리고 KB금융에도 KB금융만의 정체성을 담아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내실 있는 성장과 9년 차 CEO의 투자철학을 바탕으로 윤 회장은 올해 글로벌 무대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윤 회장은 국내 외형 성장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글로벌 진출로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KB금융은 중장기적 계획으로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비중을 3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윤 회장은 올해 신년사부터 꾸준히 글로벌 사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펼치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선 중장기 경영 전략인 '리뉴(R.E.N.E.W) 2023'을 제시했다. 리뉴 2023은 △핵심경쟁력 및 회복탄력성 강화 △글로벌&신성장동력 확장 △금융플랫폼 혁신 △지속가능경영 선도 △인재양성 및 개방적·창의적 조직 구현 등 5가지 전략방향으로 구성된다. 이 중 글로벌 사업은 신성장동력과 함께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카드로 꼽힌다.

윤 회장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부동산, 모빌리티, 통신, 헬스케어 등 생활금융영역의 경쟁력을 높이고 비금융 수익사업 발굴 등을 통해 고객접점 확보와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B금융이 분석한 글로벌 현실은 상당히 냉혹하다. 최근 동남아로 금융지주사들이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지만, 추후 소수 정예만 살아남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리딩금융사로서 선두 주자이지만, 그간 KB금융의 글로벌 사업은 부진했다.

생존을 위해서는 양질의 경쟁이 가능해야 하고,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윤 회장은 해외 글로벌 은행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을 규모의 노력, 현지화 노력 등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또 해외 현지에서 한국금융기관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투자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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