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서울 동작구 흑석1구역(흑석1 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 조합이 조합장에게 한 '당선무효' 결정에 "중대한 절차상의 위법이 있다"며 효력을 정지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전보성 부장판사)는 6일 흑석1구역 조합장 당선인 A씨가 '조합의 당선무효 결정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A씨는 지난 1월 7일 조합 정기총회 보궐선거를 통해 조합장으로 당선됐다. 조합은 이틀 뒤 A씨를 당선인으로 공고했으나 2월 "당선무효 사유가 있다"며 A씨에게 조합장 당선 공고가 무효라고 통보했다.
재판부는 "중대한 절차상의 위법이 있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A씨에게 당선무효를 통보한 시점이 너무 늦었다는 점과 당선무효 사유를 기재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의 당선무효를 '5일 이하의 기간 내'에 조합 선거관리위원회 의결을 통해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 '5일'을 언제부터로 계산해야 하는지는 명시돼 있지 않지만, 재판부는 "당선자가 공고된 때로부터 5일 이하"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선관위는 위반 사항을 사전에 인지했음에도 제때 당선무효를 결의하지 않았다"며 "(당선 무효) 요건을 갖췄을 때를 비춰볼 때 이미 의결 마감기한인 5일을 명백하게 경과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당선무효의 효력을 다투는 본안소송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장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며 "채권자(A씨)는 그 기간 조합장으로 갖는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등 금전적 배상만으로 회복되기 어려운 불이익을 받을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