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21조원대로 늘어난 가운데 증권사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증권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개선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은행주의 투자매력이 급격히 감소한 반면 증권주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주가 강세를 보이는 요인으로는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이유는 지난해까지 감소세를 보이던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올들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ETF·ETN 제외) 추이를 살펴보면 △2022년 11월 14조3361억원 △2022년 12월 11조7679억원 △2023년 1월 13조1413억원 △2023년 2월 17조6486억원 △2023년 3월 21조6730억원 등이다. 장기간 20조원을 밑돌던 거래대금이 지난달 20조원대를 돌파한 것이다.
증권사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던 2021년(27조2855억원) 규모까지는 아니지만 지난달 약 80% 수준까지 회복한 셈이다.
또한 SVB 파산 사태 이후 금융업 관련주에서는 증권주가 은행주, 보험주에 비해 상대적 강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은행이나 보험사는 연초 금리인상기에 수혜를 봤다”며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를 향해가는 시점에서 은행주, 보험주 모멘텀은 둔화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증권업황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증권사 실적이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보다 IB 부문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IB부문 회복 지연, 신용리스크 경계감이 당장 해결되기 어렵고 1분기 실적에 반영된 거래대금 급증과 대규모 채권평가이익의 지속 가능성이 낮다”며 “새로운 수익원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도 한계”라고 말했다.
이처럼 증권사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투자은행(IB) 업황이 아직까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 리스크도 존재한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비은행금융기관 리스크에 대해 빠르게 상승하는 부동산PF 연체율을 우려 요인으로 제시했다”며 “신규 PF딜이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저하되는 점도 우려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