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아주경제 보훈 신춘문예] 보훈이 품은 소중한 가치, 문학으로 널리 알렸다

2023-04-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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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시·동화·시나리오·수필 등

1000여편 응모…신진작가 24명 탄생

보훈 관련 다양한 문학 장르 발굴 성과

김호운 문인協 이사장 등 심사위원 6명

공정한 심사 위해 8시간 마라톤 회의

심사위원들이 제1회 아주경제 보훈 신춘문예 응모작을 심사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얘들아. 이제 해녀들이 이곳으로 모두 올라올 때까지 우리는 만세를 부르는 거야.”
 
미주는 발도 닿지 않은 깊은 물 속에 잠수한 순간을 떠올렸다. 세상에 무서울 게 없는 순간. 지금도 그런 순간이라고 생각했다.
 
“하도리, 종달리, 세화리. 조선 해녀 만세!” 덕령이도 미주를 따라 소리쳤다. “조선 해녀 만세! 대한 독립 만세!” 메아리쳐 수없이 반복되는 아이들의 외침 따라 해녀들의 흰 무리가 오름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일본 경관들도 뒤에서 하던 공격을 멈추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만세! 만세! 대한 독립 만세!” 해녀들도 만세를 외치며 다랑쉬 오름으로 힘차게 걸어오고 있었다. 삼나무에 햇살이 부서져 반짝이고 있었다. 그 반짝임은 사라지지 않고 다시 바다로 퍼져나갔다.
 
제1회 아주경제 보훈 신춘문예 동화 부문 당선작인 박은정씨의 <바닷가 마을에 번진 들불>은 제주도 해녀들의 항일운동을 그린 작품이다. 어린 해녀 미주를 통해 해녀들의 생활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식민지 시대에 핍박받는 민중들의 현실을 고스란히 전달한 수작이다. 감동적인 글은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다시 한번 기억하게 하는 힘을 갖고 있었다. 
 
아주경제신문이 5일 ‘제1회 아주경제 보훈 신춘문예 공모’ 당선작을 발표했다. 이번 공모전은 아주경제신문과 (사)한민회가 주최했다. 특히 신진작가 발굴뿐 아니라, '보훈문화 확산'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달 31일 접수를 마감한 이번 신춘문예에는 1000여 편의 작품이 응모했으며 심사를 거쳐 ​단편소설, 시, 동화, 시나리오, 수필, 독후감 등 분야별로 우수작품 24편을 최종 선정했다. 
 
영예의 제1회 아주경제 보훈 신춘문예 전체 대상은 이지성씨의 <바람>(시)에 돌아갔다.
 
소설 부문에는 △오미향 <하도리> △박세준 <아버지의 죄>가 당선됐고, 시 부문은 △노명현 <유월의 텃밭에서> △이영미 <슬픈 주소> △김성수 <영령들이여 그날이 오면> △박선희 <소녀상과 의자> △장정현 <진혼>이 이름을 올렸다.
 
동화 부문에는 △김민정 <기억 포토 카드> △박은정 <바닷가 마을에 번진 들불>이, 수필 부문에는 △홍정미 <언덕 이야기> △문선경 <굽은 허리> △최유진 <선물로 받게 된 바나나맛 우유에 할머니를 생각하다>가, 시나리오 부문에는 △이하나 <10일간의 여행-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가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당선작에는 종합 대상 200만원을 비롯해 총 1300만원이 수여된다.

보훈과 관련된 다양한 문학이 발굴된 점이 이번 신춘문예의 큰 성과다. 박은정씨는 “동화를 배우며 늘 감동한다.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자연과 수많은 감정이 하나의 길이 돼 이야기의 세계로 닿게 한다”며 “작년부터 아름다운 제주에 머물며 해녀 항일운동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마음이 매우 아팠지만 모든 걸 던져 끝끝내 제주를 지킨 강인한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고, 이 이야기를 아이들과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심사위원들은 지난 1일 아주경제 회의실에서 8시간가량 마라톤 회의를 이어가며 공정한 심사에 심혈을 기울였다. 소설가이자 수필가인 김호운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이 제1회 아주경제 보훈 신춘문예 심사위원장을 맡았고, ‘한국가톨릭문학상’과 ‘서정주문학상’ 등을 수상한 장재선 시인과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한지수 소설가가 심사를 했다.
 
또한 김경식 국제펜한국본부 사무총장과 2013년 <강물을 거슬러 오른 고래 한 마리>로 제3회 열린아동문학상을 수상한 김진 작가, 대종상 영화제 심사위원 등을 맡았던 양경미씨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작가로서 길을 걷게 된 당선자들을 축하하는 신춘문예 시상식은 오는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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