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대정부질문에 나선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장관에게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정과 관련해 질문을 퍼부었다. 김 의원은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 시행령은 입법권을 무력화한 ‘시행령 쿠데타’다. 그렇지 않으냐”고 묻자 한 장관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법 취지에 맞게 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위증, 무고, 깡패, 마약 범죄가 되살아나고 있는데 (법을 되돌려) 국민이 피해를 보게 하려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분개한 김 의원은 “시행령 통치를 계속할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장관은 “시행령 통치가 아닌 법의 위임에 따라 (진행한) 적법한 시행령이고 법제처도 문제없다고 했다. 왜 되돌리려고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수사권이 2개로 축소됐고 저희는 그 2개 범위에 맞춰서 수사권을 재조정한 것”이라며 “취지가 달라진 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국어사전’ 설전도 벌였다. 검수완박 법안은 검사가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범죄 종류를 ‘부패범죄·경제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로 줄인 것이 핵심이다. 여기서 ‘등’의 뜻을 놓고 강하게 대립했다. 민주당은 수사 범위가 자신들 뜻대로 좁혀지지 않은 채 오히려 하위법령에 광범위하게 적용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 장관은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차기 총선 차출론’에선 선을 그었다. 그는 “(총선 출마) 고민 전혀 없고, 저와 무관한 얘기”라고 말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한 장관이 검찰의 기획수사를 지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6000만원대 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 같은 당 노웅래 의원 관련 수사에 대해 “답정기소, 정치적으로 기획된 부실한 정치 수사로 노 의원이 유죄인지 무죄인지 모르지만 이번 수사가 한 장관이 주도한 너무 티 나는 정치기획수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노 의원 사건은 국회에서 부결 후 기소까지 보통 열흘이나 한 달 정도 걸린 다른 의원 사건과 다르게 무려 91일 걸렸다”며 “(증거가) 확실하고 차고 넘친다고 엄청나게 자신 있어 했는데 왜 석 달이나 걸렸는가. 혹시 다른 필요로 국회에 덜컥 체포영장부터 보냈던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박 의원은 본회의장 의원석을 향해 “검찰과 한 장관이 우리를 이런 식으로 농락해도 되는가. 국민의 상식에 맞는다고 생각하시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강하게 항의하며 여야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에 한 장관은 “비약이 심하다. (노 의원의) 녹음까지 있는 뇌물 사건”이라며 “3·1절까지 끼어 (국회 불체포특권으로) 방탄한 것을 반성할 문제다. 국민께서 박 의원 말을 어떻게 볼지 걱정된다”고 반박했다.
한 장관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 등 일명 ‘쌍특검’ 추진에도 반대했다. 그는 이날 본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특검제도라는 게 특정인 보호나 특정 사건을 방어하기 위해 맞불 놓기 용도로 쓰인다면 국민들께서 제대로 신뢰하실까 하는 걱정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을 향해 너무 직설적이고 정무감각이 부족하다는 여권 내 지적에 대해 “그런 충고들은 공직자가 어떻게 하면 정치인 개인으로 성공할 수 있는지, 정치적 처세술에 대한 것”이라며 “그런 것 생각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할 일을 하겠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은 한·일 정상회담이 미래 국익을 위한 결정이었음을 부각한 반면 민주당은 제3자 변제 방식의 강제징용 해법과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문제점을 한덕수 총리 등에게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특히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수산물 수입 문제 등에 대한 정부 입장과 대책 마련에 집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