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불황에도···삼성전자 "감산 없다" 대세

2023-04-04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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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연간 10조 적자 전망에 변화 주목

삼성은 하반기 수요 회복에 베팅한 듯

오는 7일로 예고된 삼성전자 1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반도체 업계가 삼성전자에 입장 변화가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금까지 인위적으로 감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지만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4조원 이상 적자가 현실화한다면 전략이 바뀔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다만 삼성전자 사내에서는 여전히 인위적 감산이 없다는 전략이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반도체 시장에서 수요 회복의 신호가 감지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끝내 감산 행렬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3일 재계는 삼성전자의 감산 전략 변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7일 1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내부에서 감산 관련 전략 변화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우선 기존 전략을 고수하자는 의견이 강하지만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당장 7일에는 영업이익 잠정 수치만 공개되지만 이달 말로 예정된 콘퍼런스콜에서는 감산과 관련해 추가적인 입장 표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초 열린 2022년 4분기 콘퍼런스콜을 통해 감산에 대해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존 방침을 고수했다.

최근 삼성전자 안팎에서 전략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올해 초보다 반도체 업황 악화가 심각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최근 금융투자사 리서치 센터들은 반도체 사업부가 속한 삼성전자의 DS 부문 적자 규모가 연간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4조원대 적자를 예상하던 것과 큰 차이다. 이는 최근 IT 디바이스 수요 부진과 데이터센터 투자 위축 기조가 심화돼 적자 폭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아직도 상당수 관계자들은 기존 전략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파악된다. 최악의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올해 하반기 수요 개선의 신호가 감지되고 있어 끝내 감산할 필요가 없다는 진단이다.

이는 현재 반도체 수요와 공급, 재고 상황을 고려할 때 하반기로 갈수록 메모리 시장 개선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와 더불어 신규 CPU 출시로 DDR5 세대교체가 본격화하면 반도체 수요가 다소 회복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앞서 시장조사기관인 옴디아는 하반기 반도체 시장 규모가 상반기보다 10% 늘어난 620억 달러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또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삼성전자 이외 주요 메모리 반도체 생산자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산제이 메호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실적을 발표하면서 "고객의 재고 상황이 점점 나아지고 있고, 업계 수급 균형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도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공급 측면에서는 작년부터 이어진 메모리 업체 투자 생산 축소에 따른 공급량 축소 효과가 올해 하반기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고객들 재고도 점차 소진되고 있어 점차 정상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관측처럼 반도체 수요가 회복된다면 지금 보유한 재고는 순식간에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감산을 지속한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보다 감산을 하지 않은 삼성전자가 생산을 대규모로 늘리면서 향후 시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로서는 업황 악화 시기에 경쟁사들 체력을 약화시켜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이번에 추가적인 공급 조절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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