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에서 미묘한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서울에서 아파트 값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던 노원구는 집값 안정기에 들어선 반면, 도봉구와 강북구는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노원구는 재건축 이슈와 1기 신도시 특별법 등 개발호재로, 도봉구와 강북구보다 집값이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노원구 3월 넷째 주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4%를 기록했다. 2월 넷째 주에 -0.21%를 보인 후 3월 들어 아파트값 하락세가 꾸준히 둔화했다.
같은 단지 전용 41.3㎡도 1월 4억9500만원 거래에서 3월 5억4800만원에 손바뀜됐다. 월계동 미성 전용 50.14㎡도 지난달 11일 6억7000만원에 매매가 완료됐다. 1월 초 5억4000만원에 거래가 되는 등 5억원대 매물도 종종 보였지만 현재는 6억원 중반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반면 도봉구와 강북구는 여전히 집값이 불안정한 상태다. 두 지역의 3월 넷째 주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각각 -0.27%, -0.30%를 기록했다. 셋째 주(각각 -0.24%, -0.20%)에 비해 하락 폭이 오히려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도봉구 도봉동 한신 전용 84.94m㎡의 경우 2월에 최고 5억4500만원까지 매매가 체결됐지만 3월에는 다시 5억원으로 하락거래가 이뤄졌다. 강북구 미아동 에스케이북한산시티 전용 59.98㎡도 2월에 5억3000만원에 거래된 뒤 3월에는 5억6500만원에 거래돼 가격이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노원구는 도봉구와 강북구에 비해 재건축 이슈가 강한 호재로 작용했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소의 공통된 의견이다. 현재 노원구는 월계동 월계시영(미륭·미성·삼호3차)이 지난해 12월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한 상태다. 상계주공 1·2·6단지는 이미 재건축이 확정됐다.
노원구 A 중개업소 관계자는 "월계시영이나 상계주공 등 재건축 호재가 집값을 일정부분 끌어올렸다"며 "도봉구 등도 재건축 이슈가 있지만 노원구는 재건축 이외에 광운대 역세권 개발 등도 있어 두 지역에 비해 집값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했다.
노원구가 다른 지역에 비해 집값이 급락세였다는 점도 하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노원구는 지난해 아파트 가격 하락률이 -12.02%를 기록하면서 서울 자치구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하락한 지역이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노원구는 타 지역들보다 급락세가 조금 일렀다"며 "사람들이 집을 사려고 하면 가격 조정이 필요한데 노원구는 조정이 빠른 시기에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노도강 지역 중에서는 노원구가 상대적으로 주거라든지 교육적인 측면에서 유리한 면이 있어 실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매입하는 데 이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발표에 따른 후광 효과도 있다. 1기 신도시 특별법이라고 불리는 이 법은 적용 대상을 택지 조성이 20년 경과하고 100만㎡ 이상의 공공택지로 정의했다. 범위가 확대되면서 1기 신도시인 일산, 분당, 평촌 이외에 노원구의 상계동, 중계동 등이 포함됐다.
김제경 투미부동산 컨설팅 연구소장은 "특별법 법안 초안에서 범위 대상이 늘어나면서 1기 신도시가 아닌 지역이 진짜 수혜 지역이 됐다"며 "노원구는 상계동, 중계동이 특별법 혜택을 보게 됐지만, 강북구는 노후 계획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