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人터뷰] 카란 탈워 베어링자산운용 매니저 "SVB발 사태 장기화시 글로벌 중소형기업·부동산 시장 타격 불가피"

2023-03-3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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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란 탈워 , CFA,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부문 클라이언트 포트폴리오 매니저 겸 디렉터. 사진=베어링자산운용 제공]


“앞으로 실리콘밸리은행(SVB)발로 인한 뱅크데믹이 지속된다면, 글로벌(미국·유럽) 중소형 기업과 부동산 시장은 더 큰 타격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베어링자산운용의 카란 탈워 글로벌 하이일드 클라이언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서면으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크레딧 변동이 없더라도 글로벌 기업 및 부동산 시장은 재무난과 더불어 시장 침체기를 마주하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카란 탈워 글로벌 하이일드 투자 부문 매니저는 베어링자산운용 홍콩 법인에서 2년 넘게 일하며 채권 등 전략을 투자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앞서 그는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윌리스타워스왓슨(영국, 런던)에서 채권부문 시니어 컨설턴트직을 거쳐 BNP 파리바(홍콩)에서 경력을 쌓았다. 
“뱅크데믹 장기화시 글로벌 중소형 기업·부동산 더 타격”
탈워 매니저는 SVB발 사태로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대상은 자금 조달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형 기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어링의 하이일드 크레딧 전략들은 현금을 창출하는 기업에 투자하기 때문에 은행에 직접 투자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하면서도 “앞으로 금융 기업들의 스프레드(신용등급 ‘AA-’ 기준 회사채 3년물 금리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를 뺀 것)가 확대되고 주가가 낮아지면 은행은 대출받은 기업들의 자본조달 비용을 높일 수밖에 없고,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대출 비중이 높은 스타트업 등 중소형 회사들은 자금난에 빠진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은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유럽 내 지역 은행에서 대출받은 건설사의 경우 자금 조달을 하지 못한다면, 미분양 사태와 집값 폭락 등 더 큰 침체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탈워 매니저는 “실제로 지난 몇 달간 크레딧 스프레드가 넓어지는 것을 확인했다”며 “현재 일어나고 있는 금융사태가 계속 된다면, 다른 부문 대비 지역은행 의존도가 높은 부동산 시장은 더 큰 타격을 입는다”고 말했다.
 
탈워 매니저는 최근 SVB와 크레디트스위스(CS)가 인수되는 등 금융 불안이 잠재워지고는 있지만 시장 전반에는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며칠 동안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현상을 목격했다”며 “크레딧 스프레드는 넓어지고 국채 일드(위험 감수 수익률)도 상당히 낮아졌다”고 전했다.
 
특히 후순위 은행채는 상당한 압력을 받고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는 “CS의 신종자본증권(AT1·코코본드)이 상각 처리되면서 금융 리스크가 더욱 부각됐다”면서 “아태 지역에서는 높은 일드와 리스크가 적다고 여겨지는 은행, 기관에 투자하는 코코본드 시장이 한 때 매력적인 투자처로 관심을 모은적이 있어 해당 시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자들, 금융불안에 채권·MMF 등으로 머니무브
글로벌 투자자들은 거듭 반복되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경기 불확실성으로 일드가 높은 채권과 머니마켓펀드(MMF)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탈워 매니저는 “최근 데이터를 보면 은행권에 대한 불안으로 투자자들이 은행에서 자금을 인출해 머니마켓펀드(MMF)로 옮긴 것으로 파악된다”며 “미국 펀드 데이터를 보면 지난 한 주 동안 약 152조원이 MMF로 유입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VB 사태 이전에도 투자자들은 2022년과 올 해 초 시장 조정 이후 일드가 높은 채권에 투자 비중을 늘리기 시작했다”며 “최근 은행발 이슈까지 나오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로 채권 시장은 가파르게 랠리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채권 시장도 다른 글로벌 지역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크게 조정되며 높은 일드를 제공한다”며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다다랐고, 금리 인상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기대감에 리스크 리턴 관점에서 채권이 더 매력적인 투자처로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베어링자산운용 미국 본사]

​ “경착륙 우려한다면 듀레이션 긴 채권 투자 추천”
그는 “경착륙 시나리오를 고려한다면, 금리 민감도가 높은 듀레이션이 긴 양질의 채권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복잡해진 경제 상황에 중앙 은행들이 금리를 낮추고 정책 완화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회사채 시장은 대체로 펀더멘털이 탄탄하다고 탈워 매니저는 진단했다. 그는 “많은 기업들이 만기가 짧아진 채권의 리파이낸싱을 통해 리스크를 줄였다”며 “채권가격이 매우 저평가된 수준에서 거래되는 것은 향후 자본차익에 대한 가능성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또 “특히 하이일드 시장에서 신규 채권 발행이 줄어들며 수급적으로도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면서 “이에 따라 크레딧 투자는 중기적으로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리스크가 높고 성장성에 민감한 주식 시장으로부터 자산을 재분배를 하고자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그는 “최근 시장 이슈들에서 보여진 바와 같이 철저한 크레딧 분석과 채권 선정은 지금과 같이 변동성이 높은 시장 환경에서 필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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