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상장·금융계열사에도 여파 미쳐…KT스카이라이프·알파, 대표 없이 비상경영

2023-03-2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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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스카이라이프·알파, 주총 후 대표대행 체제 전환

최원석 BC카드 사장도 임기 종료...연임 가능성 낮아

KT클라우드 투자 논의도 지지부진...모회사 리더십 부재 영향

[사진=연합뉴스]

KT가 경영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함에 따라 KT 주요 계열사들도 일제히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 특히 기존 대표 임기가 끝난 상황에서 새 대표 선임이 되지 않은 KT스카이라이프, KT알파, BC카드 경영에 비상등이 들어왔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재계 서열 12위인 KT는 현재 49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나스미디어·지니뮤직·이니텍·플레이디·KT서브마린·KT스카이라이프·KT알파·KTCS·KTIS 등 9개 계열사는 상장사인 만큼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 선임 안건을 처리해야 한다.

나스미디어(박평권 대표), 지니뮤직(박현진 대표), 이니텍(김준근 대표), 플레이디(이준용 대표), KT서브마린(이승용 대표), KTCS(박경원 대표), KTIS(윤경근 대표) 등 7곳은 기존 대표의 연임이 주총 안건으로 올라온 상황이다. 많은 주주가 경영공백에 따른 기업 가치 하락을 우려하는 만큼 통과 가능성은 매우 크다. 

경영공백을 피한 KT 계열사들은 모회사의 동의가 필요한 신사업 진출과 인수·합병을 자제하고 기존에 영위하던 사업의 내실을 다지며 KT 새 수장 선임에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

반면 KT스카이라이프와 KT알파는 전임 대표의 임기가 끝났음에도 새 대표를 확정하지 못하고 주총을 맞이하게 됐다. 특히 핵심 계열사인 KT스카이라이프의 경우 OBS경인TV 대표를 역임한 윤정식 한국블록체인협회 부회장을 차기 대표로 내정했지만, 본인이 KT 측에 사의를 표함에 따라 대표 자리가 공석이 됐다.

업계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와 KT알파는 각각 양춘식 KT스카이라이프 경영서비스본부장과 조성수 KT알파 경영기획총괄을 사내이사로 선임해 대표대행을 맡길 전망이다.

양 본부장은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 출범 초기부터 합류한 인물로, 2021년 현대HCN 인수를 주도함으로써 회사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넘어서는 데 크게 기여했다. 모회사의 경영이 안정화되면 대표대행이 아닌 차기 대표로서 KT스카이라이프를 이끌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사내이사 임기가 1년이라 안정성이 떨어지는 만큼 KT 차기 대표가 확정되면 별도의 KT스카이라이프 대표를 찾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 총괄은 KT 전략기획실 지배구조팀장과 지니뮤직 경영기획총괄 부사장 등을 지낸 인물로, KT알파에선 라이브커머스 사업을 주도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 사내이사로 합류한 만큼 향후 KT알파 대표대행 역할을 하는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KT의 차기 대표가 안정성과 내부 승진을 중요시 여기는 인사라면 두 사람이 무난히 대표대행에서 차기 대표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비상장 금융계열사인 BC카드도 최원석 사장의 임기가 이달 말 종료된다. 최 사장은 취임 후 우리카드 등 주요 회원사 이탈로 흔들리는 BC카드를 다잡고 실적을 크게 끌어올리는 성과를 냈다. 2021년 106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697억원)보다 300억원 이상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매입업무 위주 기존 사업구조를 자체카드 발급과 카드대출 확대 등으로 전환하며 대출채권 잔액을 2020년 1424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9560억원으로 크게 늘렸다. 국가 간 결제망 연결의 경우 인도네시아‧베트남에 진출한 데 이어 몽골중앙은행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사업범위를 확대했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최 사장의 연임 가능성은 작다. 최 사장을 영입한 구현모 KT 대표가 연임을 포기한 데 이어 디지코 전략을 이어받을 계획이던 윤경림 KT 대표 내정자도 사퇴했기 때문이다. 

KT 대표의 부재는 기업 성장을 위한 계열사 투자 유치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초거대 인공지능 등으로 인해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수요가 폭증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KT에서 분사한 KT클라우드는 8000억원 투자 유치가 2월 들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논의가 멈췄다. 최종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KT 대표가 연초부터 공석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투자금과 국내 1위 데이터센터 기술력을 토대로 국내 최대 AI 반도체팜을 만들어 초거대 AI 시대에 필요한 기초 인프라를 공급하려 했던 당초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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