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국가산업단지 계획 발표 이후 각 후보 지역 부동산 시장에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300조원 투자 계획을 밝힌 용인과 인근 동탄, 이천 등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지만 대다수 지역은 여전히 관망세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26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이천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20%로 전주(-0.36%) 대비 낙폭이 줄었다. 정부는 용인 지역에 신규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기존 생산단지(기흥·화성·평택·이천 등)와 인근 소부장 기업, 판교를 연계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천은 이미 지난달부터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년 대비 상승세를 기록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KB부동산 월간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이천 지역 2월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6.33% 상승했다. 이 기간 전국 평균은 6.53% 떨어졌다.
경남 창원도 산업단지 발표 이후 집값 하락세가 둔화하고 있다. 창원시 성산구는 3월 셋째 주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지난주와 같은 0.00%를 기록하며 보합세를 보였다. 창원시 의창구는 지난주 –0.09%에서 –0.05%로 낙폭이 둔화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도 –0.10%에서 –0.08%로 하락 폭이 줄었다.
창원은 지난 1월 의창구 사화동에서 분양한 '창원 롯데캐슬 포레스트'가 청약 시작 약 2개월 만에 계약을 마무리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활기에 찬 모습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창원은 최근 공급 물량이 적어서 신축 아파트 수요가 많다”며 “특히 아울러 마산·진해와 통합되면서 일자리, 생활권 등 주거 여건도 인근 도시에 비해 좋아 인접지에서 이동하는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오송 철도클러스터가 들어설 충북 청주도 아파트 값 하락세가 진정되고 있다. 청주 지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14%로 지난주 –0.22%에서 하락 폭이 줄었다.
반면 대구, 충남, 광주, 강원 등 후보지들은 관망세를 이어갔다. 이달 셋째 주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37%로 전국에서 가장 큰 하락률을 보였다. 매매수급지수 역시 67.4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다. 미분양이 1만가구를 넘어서는 등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상황이라 수요가 몰리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지방은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발표로 당장 수요가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용인과 이천은 수도권이고 대기업 투자가 발표되면서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지방은 여전히 부동산 시장이 식어 있는 상황이라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수요가 늘어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