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으로 '자국 보호주의'가 심화돼 생물 자원을 많이 갖고 있는 나라에서 로열티(특허 사용료)를 확 올리고 있다."
생물자원에 대한 경제적 가치를 연구하고 있는 A연구원은 이른바 '자원 부국'에서 어떻게 생물주권을 이용하고 있는지 설명했다.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인 위기 상황으로 인해 각 산업이 도약을 위한 새로운 분기점을 맞게 됐다.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고 한동안 잠잠하던 천연물 신약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국가별 생물주권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한국도 국가 성장동력으로서 생물자원 보호와 활용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신약 개발에 사용하는 생물유전자원 5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앞으로 '나고야 의정서'에 따라 지불해야 할 특허 수수료(로열티)가 최대 1조2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나고야 의정서에 따라 '자원부국'이 생물주권을 주장하면서 관련 업계는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국내 한약 처방에 사용되는 한약재 550여 종 중 상당량은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도 나고야 의정서를 법제화하면서 '생물유전자원 접근 및 이익공유(Access to genetic resources and Benefit-Sharing·ABS)에 관한 조례'를 입법예고했다.
'나고야 의정서'의 핵심인 ABS 규정은 생물유전자원에 대한 접근을 자원 제공국 법령에 근거해 이뤄지도록 했다. 중국에서 ABS 관련 조례가 시행되면 국내 제약·바이오·화장품업계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 ABS 조례는 생물주권을 강하게 규정하고 있는데 자원을 반출해 개발 등에 이용할 때 로열티 수준을 이익 중 0.5%에서 10%까지 규정했다. 가령 어떤 기업이 중국산 '녹용'이나 '감초'를 국내로 들여와 연구개발을 하려고 하면 중국이 정한 법적 승인 절차를 준수한 신고서를 발급받아서 국내 기관에 90일 안에 제출하고 중국과 상호합의조건(MAT)을 통해 로열티를 내게 되는 것이다.
천연물의약품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동아에스티는 개발 중인 신약에 사용되는 중국산 수입원료를 국내산으로 대체하지 않으면 10%를 로열티로 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내 한의약업계는 중국에서 주로 공급받던 한약재를 구할 수 있는 대체 시장을 찾았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지난해 6월 말 우간다 생물자원을 발굴해 활용할 수 있는 '유전자원 접근 및 이익공유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5년간 아프리카 벚나무나 아프리카 해바라기 등 아프리카 토종 생물자원 4종을 활용할 수 있는 절차를 마쳤다고 한의학연 측은 설명했다.
생물자원에 대한 경제적 가치를 연구하고 있는 A연구원은 이른바 '자원 부국'에서 어떻게 생물주권을 이용하고 있는지 설명했다.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인 위기 상황으로 인해 각 산업이 도약을 위한 새로운 분기점을 맞게 됐다.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고 한동안 잠잠하던 천연물 신약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국가별 생물주권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한국도 국가 성장동력으로서 생물자원 보호와 활용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신약 개발에 사용하는 생물유전자원 5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앞으로 '나고야 의정서'에 따라 지불해야 할 특허 수수료(로열티)가 최대 1조2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나고야 의정서 대비 대체시장 확보
나고야 의정서에 따라 '자원부국'이 생물주권을 주장하면서 관련 업계는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국내 한약 처방에 사용되는 한약재 550여 종 중 상당량은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도 나고야 의정서를 법제화하면서 '생물유전자원 접근 및 이익공유(Access to genetic resources and Benefit-Sharing·ABS)에 관한 조례'를 입법예고했다.
'나고야 의정서'의 핵심인 ABS 규정은 생물유전자원에 대한 접근을 자원 제공국 법령에 근거해 이뤄지도록 했다. 중국에서 ABS 관련 조례가 시행되면 국내 제약·바이오·화장품업계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 ABS 조례는 생물주권을 강하게 규정하고 있는데 자원을 반출해 개발 등에 이용할 때 로열티 수준을 이익 중 0.5%에서 10%까지 규정했다. 가령 어떤 기업이 중국산 '녹용'이나 '감초'를 국내로 들여와 연구개발을 하려고 하면 중국이 정한 법적 승인 절차를 준수한 신고서를 발급받아서 국내 기관에 90일 안에 제출하고 중국과 상호합의조건(MAT)을 통해 로열티를 내게 되는 것이다.
천연물의약품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동아에스티는 개발 중인 신약에 사용되는 중국산 수입원료를 국내산으로 대체하지 않으면 10%를 로열티로 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수입 의존도 높은 원료 '국산화' 추진
국내 화장품업계에선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가 간 봉쇄로 수입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 소재를 국산화하는 게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최근 화장품은 국내 자생종을 이용한 화장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최근 한 화장품 회사는 국내에 자생하는 식물에서 추출한 오일을 활용해 유자 버터 크림을 개발하기도 했다.
화장품 원료 개발 기업이 제약회사와 천연 원료 개발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사례도 있다. 동아제약은 지난해 화장품 원료 추출물 기업인 비에스티와 화장품용 천연 원료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수입산 화장품 원료를 국산 자생식물 원료로 대체하고 농가에서 폐기하는 농산물을 활용해 화장품 소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국내 자생종 확보·활용법 전파 필요"
해외 생물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수록 자원 이용에 대한 로열티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이 제약업계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의약품 생산액은 25조4900억원이다. 시장 규모는 23조3900억원으로 2020년 대비 10.10% 늘었다. 천연물의약품·추출물 시장은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드마케츠에 따르면 연평균 18.3%에 이르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025년엔 약 2730억 달러(약 360조원)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그러나 기업마다 국내외 생물자원 현황을 알 수 있는 자료 확보가 미진하고, 해당 법률과 외교에 정통한 전문가도 부족한 실정이다. 나고야 의정서에 따른 생물자원 이용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ABS 이해 부족에 따른 소송에도 엮일 수 있다.
환경부는 지난 1월 필리핀·페루·라오스·프랑스·스페인 등 5개국에 대한 ABS 절차 안내서와 실무 매뉴얼을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나고야 의정서를 비준한 나라는 138개국에 달한다. 87개국은 구체적인 법령을 제정했다. 나고야 의정서 관련 법령에 대한 이해와 유전자원 이용 절차 등 실무자 관점에서 알기 쉽게 설명해 놓은 자료다.
진태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 생명자원실장은 "국내 자생종 현황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대중화돼 있지 않다"며 "국내 자생종 확보에 주력하면서 정부는 기업이 부담하고 있는 생물자원에 대한 로열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