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여동생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다 밀려난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이 사측에 3000억원에 달하는 고배당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다음달 4일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구 전 부회장이 주주제안을 한 '2966억원 배당 요구' 안건을 상정해 논의한다.
이는 아워홈의 지난해 영업이익(570억 원)의 약 5배에 해당하는 액수다. 구 전 부회장은 LG그룹 창업주 3남이자 아워홈 창립자인 고(故) 구자학 회장의 장남이다.
이번 주총에서 해당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아워홈 지분 38.56%를 갖고 있는 구 전 부회장은 1144여억원의 배당을 챙기게 된다. 이럴 경우 아워홈 경영 타격도 불가피하다. 지난 2021년 아워홈의 현금성 자산은 2240억원에 불과하다. 구 전 부회장이 주주제안을 한 배당금 규모(2296억원)보다도 700억원이 적은 금액이다.
특히 아워홈이 안건으로 올린 배당 지급 총액(30억원)과도 격차가 크다. 주주들이 배당금을 놓고 이견을 보이는 아워홈과 구 전 부회장 중 누구 손을 들어줄지 예측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캐스팅보트는 장녀 구미현씨가 쥐고 있다. 현재 아워홈의 지분 대부분은 창업자의 자녀인 4남매가 보유 중이다. 구 전 부회장이 38.56%로 가장 많고 막내 구지은 현 아워홈 부회장(20.67%), 차녀 구명진(19.60%)씨, 장녀 구미현(19.28%)씨 순이다.
차녀 구명진씨는 구 부회장의 우호지분으로 평가된다. 구 부회장과 구명진씨의 지분을 합치면 총 40.27%다.
다만 장녀 구미현 씨는 2017년 구 전 부회장과 구 부회장이 경영권 다툼을 벌였을 때 구 전 부회장의 편에 섰다가 막내 편으로 입장을 선회하며 일관되지 않는 행보를 보여왔다. 때문에 배당금 의결 판도를 쉽게 예측할 수 없다는 견해가 많다.
아워홈 측은 이번 구 전 부회장의 주주제안으로 경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대응책 마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