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마스 트리로 쓰이는 구상나무 원산지는 한국이다. '생물주권'이 없던 1917년 미국인 식물학자 어니스트 윌슨이 한라산에 와서 구상나무를 발견했고 1920년 학계에 이 나무를 '아비스 코리아나(Abies koreana)'로 발표했다. 미국은 구상나무 신품종 수십 종을 개발했고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졌다. 그러나 특허권이 미국에 있는 터라 우리나라가 주권을 주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
# 향이 좋아 입욕제나 방향제로 쓰이는 '미스김 라일락'도 국내 토종식물이다. 1947년 미국 농무부에서 파견된 엘윈 미더는 서울 북한산에서 털개회나무 종자를 채취해 미국에 재파종했다. 그는 그렇게 자란 나무를 한국에서 자신을 도와준 '미스 김' 이름을 붙여 미스김 라일락으로 명명했다. 현재 국내 조경수 시장에선 미스김 라일락을 역수입하며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다.
생물자원 접근과 이용, 공평한 이익을 달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체결된 '나고야 의정서'가 국내에서 발효된 지 8년 된 현재 자국 생물주권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는 생물자원에 대한 중요성을 확인하는 계기였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정부 관심이나 대응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친다.
2010년 10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채택된 나고야 의정서는 생물유전자원을 사용할 때 제공 국가에 사전 통보해 승인을 받고 해당 자원 이용으로 생기는 이익은 제공한 국가와 공유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생물자원에 '주권'이 있다는 것을 처음 언급한 국제 규약이다.
2007년 국립생물자원관을 개소한 정부는 2015년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담수생물), 2020년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도서·연안생물)을 잇달아 설치했다. 하지만 국내 생물주권 확보를 위한 '제1차 생물자원관 기본계획(2021~2025년)'은 2021년에야 나왔다. 이 계획은 국내 생물자원을 미발굴 생물이나 미탐사 지역을 중심으로 조사하고 발굴하면서 생물주권 지표가 되는 국가생물종 목록을 확대·구축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자생식물 등록 건수도 매해 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022년 자생생물 1802종을 새로 등록해 국내에 등록된 자생생물 종수는 총 5만8050종으로 증가했다. 지금까지 5만8050개 생물주권을 확보한 것이다. 연도별로는 △2017년 4만9027종 △2018년 5만827종 △2019년 5만2628종 △2020년 5만4428종 △2021년 5만6248종을 확보했다.
그러나 선진국과 비교하면 더딘 속도다. 일본은 1960년대부터 아시아 식물자원 부국에 대한 생물자원 조사 연구를 국가적으로 지원했다. 나고야 의정서 채택 이전부터 생물자원 확보에 힘을 기울인 것이다.
미국은 1800년대부터 생물자원 수집에 힘을 쏟고 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17세기부터 국립자연사박물관을 운영하면서 자국뿐 아니라 외국 생물자원도 확보해 관리하고 있다.
진태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 생명자원실장은 "미국은 19세기부터 계속 생물자원을 수집하고 있고 관할하는 기관도 한국보다 현저히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외 자원을 수입한다 해도 그 원산지가 한국이라면 생물주권을 주장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연구를 계속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향이 좋아 입욕제나 방향제로 쓰이는 '미스김 라일락'도 국내 토종식물이다. 1947년 미국 농무부에서 파견된 엘윈 미더는 서울 북한산에서 털개회나무 종자를 채취해 미국에 재파종했다. 그는 그렇게 자란 나무를 한국에서 자신을 도와준 '미스 김' 이름을 붙여 미스김 라일락으로 명명했다. 현재 국내 조경수 시장에선 미스김 라일락을 역수입하며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다.
생물자원 접근과 이용, 공평한 이익을 달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체결된 '나고야 의정서'가 국내에서 발효된 지 8년 된 현재 자국 생물주권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는 생물자원에 대한 중요성을 확인하는 계기였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정부 관심이나 대응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친다.
나고야 의정서 발효하고도 대응은 '뒷북'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생물자원에 대한 관심도가 높지 않다. 정부 대응도 마찬가지다. 나고야 의정서 발효 역시 중국보다 1년 늦은 2017년에야 이뤄졌다.2010년 10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채택된 나고야 의정서는 생물유전자원을 사용할 때 제공 국가에 사전 통보해 승인을 받고 해당 자원 이용으로 생기는 이익은 제공한 국가와 공유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생물자원에 '주권'이 있다는 것을 처음 언급한 국제 규약이다.
2007년 국립생물자원관을 개소한 정부는 2015년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담수생물), 2020년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도서·연안생물)을 잇달아 설치했다. 하지만 국내 생물주권 확보를 위한 '제1차 생물자원관 기본계획(2021~2025년)'은 2021년에야 나왔다. 이 계획은 국내 생물자원을 미발굴 생물이나 미탐사 지역을 중심으로 조사하고 발굴하면서 생물주권 지표가 되는 국가생물종 목록을 확대·구축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국내 자생종 생물주권 연구 확대해야"
정부는 최근에야 본격적으로 국내 자생식물 확보에 나섰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이 지금까지 등록한 공인 생물자원은 328만점이다. 10년 전에 186만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76% 증가한 것이다.자생식물 등록 건수도 매해 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022년 자생생물 1802종을 새로 등록해 국내에 등록된 자생생물 종수는 총 5만8050종으로 증가했다. 지금까지 5만8050개 생물주권을 확보한 것이다. 연도별로는 △2017년 4만9027종 △2018년 5만827종 △2019년 5만2628종 △2020년 5만4428종 △2021년 5만6248종을 확보했다.
그러나 선진국과 비교하면 더딘 속도다. 일본은 1960년대부터 아시아 식물자원 부국에 대한 생물자원 조사 연구를 국가적으로 지원했다. 나고야 의정서 채택 이전부터 생물자원 확보에 힘을 기울인 것이다.
미국은 1800년대부터 생물자원 수집에 힘을 쏟고 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17세기부터 국립자연사박물관을 운영하면서 자국뿐 아니라 외국 생물자원도 확보해 관리하고 있다.
진태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 생명자원실장은 "미국은 19세기부터 계속 생물자원을 수집하고 있고 관할하는 기관도 한국보다 현저히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외 자원을 수입한다 해도 그 원산지가 한국이라면 생물주권을 주장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연구를 계속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