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개인화'가 뭐길래...이커머스업계, AI 기술 선두주자는?

2023-03-2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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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지마켓]

이커머스업계가 인공지능(AI) 기반의 '초개인화’ 마케팅을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2020년부터 롯데온 등이 초개인화 서비스를 시도했지만 AI 원천 기술을 보유하지 못해 관련 서비스는 지지부진했다. 그러나 최근 챗GPT 열풍과 함께 다시 '초개인화' 마케팅이 화두로 떠올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G마켓, 쿠팡, 위메프 등 이커머스 기업을 중심으로 초개인화 서비스 활용이 늘고 있다. 다른 업체들도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초개인화보다는 개인화 수준에 머물러 있다.
 
◆ '초개인화' 기존 개인별 타깃 마케팅과 달라...G마켓·쿠팡, 투자 확대하는 까닭은?
기존의 개인화는 이름, 나이, 직업, 성별 등 사용자가 제공한 기본적인 개인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 분석한다. 이후 이들이 어떤 것을 주로 클릭하는지가 반영됐지만, 개인별로 데이터가 관리되기보단 비슷한 연령대 등 군집 별로 데이터가 관리됐다. 이를테면 구글 '애드센스'처럼 어떤 이가 관심 있는 배너광고를 클릭하면 비슷한 유형의 광고가 그를 따라다니며 노출되는 방식이었다.
 
반면 초개인화 서비스는 '개인이 처한 상황에 맞게 기업이 개별적인 맞춤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사용자의 인구 통계학적 자료뿐 아니라 인터넷 검색 패턴, 구매 상품에 대한 반응, 장바구니 내역 같은 구체적인 ‘행동 패턴’에 대한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의 미래 행동과 상황까지 예측해서 ‘나도 모르는 내가 원하는 것’, 즉 개인의 잠재적 욕구까지 제안하는 방식이다.
 

엠브레인 트렌드 리포트의 초개인화 마케팅 설명 [사진=엠브레인]

G마켓은 해당 분야 기술 투자를 지속해서 늘리는 추세다. G마켓은 지난해 100명이 넘는 개발자를 신규 충원했다. 초개인화 서비스가 적용된 AI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최근 해당 기술을 적용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홈 화면도 바꿨다.
 
실제 기존 G마켓 슈퍼딜(상품 추천)이 사용자를 군집별로 나눠(딜클러스터링) 관심 있는 카테고리 기반을 추천하는 방식이었다면, 초개인화 적용 이후엔 사용자의 니즈를 더 세밀하게 파악해서 상품을 추천한다. 사용자의 행동 기반에 따라 태그(관심 키워드)를 브랜드, 카테고리별로 추출하고 사용자별 관심 순위(랭크)를 매겨 해당 사용자가 더 관심 있어 할 상품을 순서대로 노출하도록 매칭하는 식이다.
 
쿠팡은 물류 시스템에 AI 기술을 적용했다. 쿠팡 AI는 상품 진열과 배송트럭 내 상품 위치, 배송 동선 등에 적용된다. 물류센터 상품을 최대한 빨리 출고하기 위해 어디에 진열하고 어떤 동선으로 꺼내올지 AI가 정한다. 매일 누적되는 새 데이터를 기반으로 직원이 적게 걸으면서 더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동선을 업데이트한다.
 
배송 동선 데이터 기반으로 머신 러닝된 AI는 출고된 상품을 어떤 쿠팡카(배송 트럭)의 어느 자리에 놓을지도 미리 지정한다. 제품의 크기에 따라 꼭 맞는 크기의 포장을 선택하거나, 포장이 없어도 되는 상품은 아예 포장하지 말라고 지정해 주는 것도 AI가 하는 역할이다.
 
이를 통해 쿠팡의 재고 관리 능력은 크게 향상됐다. 해당 기술 도입 후 쿠팡 신선식품 재고 손실은 지난해보다 50% 넘게 줄었다.
 

플랜티어 마케팅 리포트 초개인화 타깃 과정 [사진=플랜티어]

◆ 인공지능, 성장 둔화 극복 위한 '핵심 방편'..."고객 니즈 아는 자가 '승리'"
위메프 또한 초개인화 기술에 관심이 많다. 위메프는 플랫폼 고도화 일환으로 '메타쇼핑' 역량을 키우고 있다. 메타쇼핑은 23만개 쇼핑몰 7억개 상품에서 추출한 데이터를 활용한 '초개인화' 맞춤형 서비스다. 위메프는 자체 개발한 '검색 AI(인공지능)' 솔루션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메타테이터' 기술력을 강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기존 이커머스가 가격비교에 초점을 맞췄다면, 위메프는 그 범위를 확장해 상품의 특징이나 스타일 등 세부적인 정보를 비교·분석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에누리는 가격 구독으로 소비자별 맞춤 서비스에 나섰다. 가격 구독은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설정해 놓으면 에누리의 13억개 쇼핑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저가 중심으로 쇼핑 정보를 실시간으로 고객에게 전달하는 초개인화 서비스다. 에누리닷컴과 연결된 모든 오픈마켓과 쇼핑몰들로부터 확보한 쇼핑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저가 제공이 가능하다.
 

이커머스 점유율 [그래픽=아주경제]

이처럼 업계에서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점유율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실제 상위 업체 간 점유율 추이는 부동의 1위였던 네이버가 2위로 내려앉으며 쿠팡이 압도적인 1위로 부상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쿠팡이 40.2%, 네이버 29.1%, SSG닷컴과 G마켓이 통합 15%다. 

불과 몇년 만에 업계 순위가 뒤집히는 결과가 발생하면서 시장을 수성하고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타깃마케팅에 나선 이커머스가 선택한 카드가 바로 초개인화 서비스인 셈이다. 
 
성장 둔화를 돌파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세는 최근 한풀 꺾였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는 지난해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 성장률을 14.5%로 추산하며 내년에는 그보다 낮은 13.7%로 예측했다.
 
KTB투자증권 한 연구원은 "37%에 달하는 한국의 높은 소매시장 대비 이커머스 침투율을 고려하면 이커머스 시장 성장률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의 경우 유통채널의 특성상 고객에게 제공되는 광고나 추천상품이 소비 패턴과 일치할 경우 구매로 이어지는 비중이 높다"며 "이커머스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초개인화를 통한 맞춤형 추천이 점유율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관련 서비스를 보다 정교하게 구축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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