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팀장은 21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태평양금융포럼(APFF)'에서 '글로벌 마켓 이슈 점검·물가와 금리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오 팀장은 최근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순환에 대해 "결국 물가가 올라가고 이를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데, 미국 금리가 올라가니 달러를 좇는 움직임이 커지면서 달러 가치도 올라가게 되는 것"이라면서 "결국 고물가가 경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고물가가 오랜 기간 지속되는 데 대해 연준이 인플레이션 강화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던 데서 비롯된 결과라는 분석도 내놨다. 오 팀장은 "미국의 높은 물가 상승률은 과거 1970년대 이후 40년 만에 가장 높았다"면서 "수십 년간 물가가 오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응 매뉴얼이 부재했고 전략이 혼선을 빚었다. 물가가 오르지 않을 것이란 믿음에서 진행된 과도한 부양책 영향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1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물가가 곧 급등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일시적'일 것이라고 본 것이 실수였다"면서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해소될 것이라는 믿음은 연준 '피벗(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를 확산시켰다. 수십 년 만에 찾아온 고물가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경험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준금리가 내려서기 전에 시장이 앞서 금리가 내려설 것이란 기대가 확산된 것을 경계했다. 오 팀장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최근 1440원까지 올라섰던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내려서기도 했으며 채권시장 금리도 큰 폭 하락을 나타냈다"면서 "이렇듯 긴축 효과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면 인플레이션이 굳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높아진 금리로 실물 경기가 어려워지고, 실물 경기가 어려워지면 금융시장에도 리스크가 전이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는 중앙은행의 강력한 긴축 기조를 어렵게 만들고, 다시 말해 물가를 잡아내리는 데 더욱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 팀장은 "아직까진 물가에 따른 고통이 더욱 큰 상황"이라면서 높은 물가는 더욱 높은 금리를 만들기 때문에 세계 중앙은행들은 기대인플레이션을 떨어뜨리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을 것이다. 최근 글로벌 은행 파산으로 금리가 내려가지 않겠냐는 기대도 있지만 전격적인 완화로 돌아서기에는 아직 물가에 대한 고민이 남아 있지 않을까 싶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