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발 금융위기] 달러 유동성 공급 강화, 한국은 안전할까

2023-03-20 15:48
  • 글자크기 설정

[사진=로이터]

실리콘밸리은행(SVB)부터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에 이르기까지 잇단 주요국 중소은행들의 위기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자 6개 주요 중앙은행들이 달러 유동성 공급을 강화하기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섰다. 국내에서도 달러 유동성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이 확산되고 있지만, 한국은행 등 금융권 안팎에서는 국내 대외건전성과 외화유동성에 대해 당장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시각이다. 

20일 한국은행은 이날부터 내달까지 진행하기로 한 6개 중앙은행의 달러 스와프 라인 네트워크 조처와 관련해 "이번 협정에 참여한 주요국 은행들은 연준과 기존 달러 스와프 협정을 체결하고 있던 국가들"이라며 "기존 7일 만기 운용 빈도를 주 단위에서 일 단위로 주기를 짧게 가져가겠다는 것이 핵심으로, 6개 중앙은행이 연계해 매일 달러 공급에 나서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은행은 앞서 코로나19 사태 발생 직후인 지난 2020년 3월에도 동일한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관계당국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서도 국가경제 안전판 역할을 하는 외환보유액이 아직까진 충분해 국내 달러 유동성 리스크는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실제 국내 은행의 외화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지난 10일 기준 143.7%(규제비율 80%)로 전월(132%) 대비 상승했다. 한은이 최근 발표한 2월 기준 외환보유액은 4252억9000만 달러(약 553조7000억원) 수준이다. 외환보유액 규모는 전월 대비 감소하긴 했으나 작년 11월부터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왔다.

또 이번 사태 중심에 선 CS 등에 대한 국내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크지 않은 점도 한몫을 하고 있다. 앞서 금감원이 지난해 9월 국내 금융사를 대상으로 CS 관련 익스포저를 점검한 결과 국내 금융사가 CS에 투자한 금액보다 CS가 국·공채나 유가증권 등 한국에 투자한 금액이 더 많은 것으로 파악한 바 있다. 이후 6개월여가 지난 지금도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그보다 낮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밖에도 원·달러 환율 등락폭이 다소 크긴 하나 여전히 13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점, 한국과 한국물에 대한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이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당국은 지난주 열린 ‘금융상황 점검 회의’에서 외환시장 변동성이 현 상황보다 커지더라도 아직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국공채 보유 비중이 높은 보험사들의 보유 만기가 길지 않고 은행 역시 사전조치를 착실히 실행해왔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단 국내 외화보유액, LCR 비율 등 외화 관련 건전성·유동성 수치가 안정적"이라면서 "다만 혹시 모를 변동성에 대비해 ​분기 단위 또는 월 단위로 실시 중인 유동성 비율과 연체율 점검을 주 단위 등으로 단축하고 각 업권별 감독·검사를 강화하는 등 모니터링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