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그룹 총수도 도쿄 출동···반도체·전기차 배터리·전장 관련 해법 푼다

2023-03-1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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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논의

IRA 대응·소부장 협력 강화 나설 듯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을 포함한 재계 주요 그룹 총수들이 일본을 찾는다. 일본 재계 관계자들과의 만남을 계기로 대일 수출규제 해제가 급물살을 타고 전략 산업인 반도체·전기차 배터리·전장 관련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 5대 총수는 17일 도쿄에서 전경련·게이단렌 주관으로 열리는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다. 

재계에서는 한·일 정상 만남 이후 소부장(부품·소재·장비) 업종에 대한 협력 강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일본은 2019년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수 소재인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불화폴리이미드 수출 허가를 강화하는 조치를 내렸고 이후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수출관리 우대대상국)에서 제외했다.  

일본은 불화수소, 불화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3개 품목과 관련된 수출규제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 하지만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에 대해 논의가 더 필요한 데다 소부장 원천기술을 가진 일본과의 협력 강화가 필수다. 

4대 그룹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전장 등 일본 수출규제 핵심 품목이 필수적인 산업을 주력으로 삼는 만큼 소부장 협력에 대한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이 스미토모화학 회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협의 내용은 더욱 구체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스미토모화학은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주요 생산기업으로 삼성전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스마트폰용 편광필름을 공급하는 등 한국 기업과 인연을 맺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협업도 주목된다.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시동을 거는 탈중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에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업체간 합종연횡 바람은 거세지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유럽에 이어 북미에서도 단독·합작공장 13곳을 짓고 있다. 중국 역시 미국 포드와 파트너십을 추진하는 등 발 빠르게 미국의 IRA를 우회하려는 시도에 나서며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완성차 업계도 합종연횡에 페달을 밟아야 하는 상황이다. 

일본 완성차업계 입장에서도 한국 기업과 협력이 필수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0위 중 일본 기업은 파나소닉이 유일하다.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10위권에 오른 것과 비교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일본 완성차 업체 혼다와 미국에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짓는다고 밝혔다. 생산된 배터리는 북미 혼다 공장에 공급된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추가 협력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현대차와 삼성전자, LG그룹이 힘을 싣고 있는 전장 사업 부문에서도 일본과의 협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파우치 필름 시장에서 일본 기업 쇼와덴코의 점유율은 2021년 기준 80%에 달한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들은 공식 행사 외에도 사업 관계가 있는 개별 기업과 만나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대표이사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각 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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