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혼인 건수가 다시 한번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동거나 혼외 출산에 대한 인식이 낮은 우리나라에선 혼인 건수 감소가 출산율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2022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2000건으로 전년 대비 0.4% 감소했다. 이는 1970년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혼인건수 11년 연속 감소…인구 자연감소 가속화
결혼은 선택이라는 인식이 짙어진 결과다. 통계청의 '2022년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우리나라 미혼 남녀 가운데 "결혼을 해야 한다"는 비중은 미혼 남성 36.9%, 미혼 여성 22.1%에 불과하다. '반드시 해야 한다'와 '하는 것이 좋다'를 합한 수치다.
출생아 수의 선행지표라고 볼 수 있는 혼인 건수가 계속 줄면서 인구 자연감소 가속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202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합계출산율(1.59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결혼 후 5년 이내 출산이 72.5%(2022년 기준)일 정도로 혼인과 출산은 상관관계가 높다. 반면 비혼 출산 비중은 2021년 기준 2.9%다. OECD 평균인 40% 수준보다 크게 낮다.
초혼 연령의 상승도 저출산에 영향을 미친다. 한국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31.3세로 전년 대비 0.2세 상승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1.9세 올라갔다.
하늘길 다시 열리니 국제결혼 전년比 27%↑
국제결혼은 1만7000건으로 전년 대비 27.2% 급증했다. 그간 코로나19로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됐는데 지난해부터 한시적으로나마 풀린 영향이다.
전체 혼인 중 외국인과의 혼인 비중은 8.7%로 전년보다 1.9%포인트 높아졌다.
코로나19 영향을 받기 직전인 2019년 외국인과의 혼인 비중이 9.9%였던 걸 감안하면 조만간 국제결혼 비중은 두 자릿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제주(10.4%), 충남(10.3%), 전남(10.1%) 등 일부 지역은 10%를 웃돈다.
외국인 아내의 국적은 베트남(27.6%), 중국(19.0%), 태국(16.1%) 등 순이었다. 외국인 남편은 미국(29.6%), 중국(16.1%), 베트남(12.6%) 순으로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