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블록체인 게임이 흥행에 성공하려면 현금을 지불한 이용자에게 게임 재화·아이템을 판매하는 ‘캐시 숍’을 운영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인정했다. 작년 블록체인 게임 사업을 본격화한 위메이드는 게임 재화를 블록체인과 연동한 ‘미르M’과 ‘미르4’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캐시 숍을 운영하고 있다.
장 대표는 위메이드가 암호화폐 ‘위믹스(WEMIX)’ 보유량 기준 상위 20명을 질문자로 선별해 15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제1회 WEMIX AMA(Ask Me Anything)’ 간담회에서 ‘온라인 게임 캐시 숍을 없애는 게 블록체인의 탈중앙화 성격에 맞는다’고 지적한 위믹스 투자자에게 ‘큰 틀에서 동의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게임사가 캐시 숍을 운영하면서 이용자에게 경쟁우위 요소를 판매해 수익을 창출하는 ‘페이 투 윈(P2W·Pay to Win) 게임’은 자신의 블록체인 비전과 맞물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메이드가 현재 서비스 중인 미르4와 미르M, 다음 달 출시를 앞둔 ‘나이트 크로우’와 올초 기술 시연 영상이 처음 공개된 ‘레전드 오브 이미르’ 등에서 캐시 숍을 없애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관련 질문에 “캐시 숍은 이용자 경제 활동이 어떻게 돌아갈 것인지 (예상하고) 설계됐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둔 게임에서 그걸 빼면 게임 내 경제가 무너질 수 있다”면서 “하지만 토크노믹스만으로 돌아가는 게임이 나온다면 굉장히 잘 될 수 있고 그게 (블록체인 게임의) 미래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답했다.
◆"코인 발행사와 거래소, 닥사는 본질적으로 새로운 시장 함께 만들어가는 공생·협력 관계"
작년 11월 주요 거래소의 위믹스 상장 폐지를 결정해 위메이드와 갈등을 빚은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닥사)와 관계에 대해 묻는 질문에 장 대표는 “블록체인 신기술과 암호화폐라는 새로운 경제 시스템 관점에서 우리 같은 코인 발행사와 거래소, 닥사는 본질적으로 새로운 시장을 함께 만들어 가는 공생·협력 관계”라고 답했다. 그는 “작년 여러 이견 때문에 닥사 소속 원화 마켓에서 위믹스 거래가 정지되는 불행한 일이 있었는데 현재 한국 투자자들이 원화로 위믹스를 살 수 있는 상태가 됐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 다 해소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위메이드는 국내 거래소 위믹스 상장 폐지 당시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가 기각당해 항고했고, 닥사 소속 거래소들을 담합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하지만 지난달 코인원을 시작으로 국내 거래소에 위믹스 재상장이 이뤄졌고, 지난달 효력정지 가처분 항고를 취하한 데 이어 이달 초 공정위 제소를 취하했다.
장 대표는 위메이드의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 ‘위믹스 3.0’을 올해 세계 5위 수준으로 키우겠다고 했다. 위믹스 3.0은 위믹스 중심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작년 10월 출범했다. 장 대표는 “평가 지표가 더 개발돼야겠지만 지갑 숫자와 트랜잭션(거래) 수와 규모를 계산해볼 때 위믹스 3.0은 세계 메인넷 12·13위 정도”라며 “올해 안에 ‘톱5’ 안에 들고 가장 규모가 큰 전 세계 1등 메인넷이 되겠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장현국 대표, 위믹스 가치 희석 우려에 "저나 회사도 가격 상승 절실…그보다 큰 꿈과 비전 있어"
작년 12월 공개된 위메이드·위믹스재단의 미(未)유통 위믹스 물량 '유통 계획' 때문에 향후 위믹스 시세 하락이 예상된다는 우려가 있다. 위메이드는 유통 계획 발표 당시 소각 정책을 병행해 위믹스 토크노믹스가 시간이 흐를수록 전체 유통량이 감소하는 '수축(디플레이션)' 체제로 작동하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으나, 투자자들은 유통 계획대로 늘어나는 물량을 넘어설 만큼 소각이 활발히 이뤄질지에 대한 의구심을 떨치지 못한 상황이다.
유통 계획에 따르면 미유통 위믹스 물량이 올해부터 5년간 매월 60회에 걸쳐 '선형균등 공급' 방식으로 추가 유통된다. 록업(Lock-up·매도제한) 물량 중 위믹스 사업에 기여하는 팀에 부여하기 위한 '팀 보상' 물량의 록업이 올해 10월 해제된다. 위메이드가 보유한 위믹스는 올해부터 3년간 록업 상태에 있다가 2026년 1월 록업 해제 후 별도 지갑으로 이동한다.
위믹스 유통량은 총발행량에서 미유통량을 제외해 산정되고, 총발행량은 누적 발행량에서 소각 물량을 제외해 산정된다. 미유통량은 위믹스재단·위메이드·서드파티의 전체 록업 물량과 노드 카운슬 파트너(NCP)의 스테이킹(예치) 물량을 합해 산정된다.
장 대표는 "블록체인에 새 블록이 생성되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데, 새 블록(생성에 따라 증가한 암호화폐 발행량)보다 더 빠른 속도로 (암호화폐를) 없애 전체 발행량을 줄이는 것이 수축 경제"라며 "단기적으로 수척 경제 효과를 못 느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위믹스 성장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답했다. 그는 "저나 회사도 (투자자로서) 위믹스 가격이 올라가는 것에 절실하다"면서도 "위믹스 생태계가 확장해야 위믹스 가치가 늘고 성장한다고 생각하고 (가격 상승보다) 훨씬 큰 꿈과 비전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믹스 투자처 검토할 외부 자문위원회 구성…올해 실시간 소각 물량이 발행량 넘어설 것"
장 대표는 위믹스 생태계 확장 방안 중 하나로 위믹스를 적재적소에 투자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그는 "위믹스를 (미유통 물량을 전환하면서) 투자·파트너십에 활용할 때 '제대로 쓴 게 맞느냐'는 비판이 있고, 그 비판도 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다음 주중 누가 참여할지 발표할 텐데, 앞으로 '외부 자문위원회'를 두고 (위믹스 활용처 결정 시) 회사 판단만이 아니라 위원회와 NCP 투표를 거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작년에 발표한 '바이백 앤드 번(buyback and burn)' 정책을 통한 위믹스 소각 방안을 위믹스 생태계 확장을 위한 복안으로 제시했다. 장 대표에 따르면 바이낸스가 먼저 영업이익의 20%를 그들의 암호화폐(BNB코인) 소각에 쓰는 정책을 시행해 큰 효과를 얻고 있는데, 위믹스는 발생 매출의 25%를 암호화폐 소각에 쓰기로 했으며 이미 시행 중이다.
장 대표는 "바이백 앤드 번을 (하겠다고 계획한 뒤에) 재원을 마련한 뒤 시차를 두고 실행하는 경우가 있다"며 "1000만 달러(약 130억원) 규모로 이번 분기까지 하겠다고 약속한 (작년 12월 발표 위믹스·위믹스클래식 소각) 계획이 이런 경우"라고 말했다.
그는 "위믹스 메인넷에서 발생하는 거래 수수료는 실시간으로 소각하기로 했고, 올해 안에 블록 생성을 통해 발행되는 코인보다 많은 코인이 실시간으로 소각되고 있는 것을 온체인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메인넷이 활성화해 가스비(거래 수수료)가 늘면 바이백 앤드 번 규모가 늘고 위믹스 가치 상승이 이뤄진다고 보는 게 직관적인 논리"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