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 불황 속 투자도 얼어붙어... 여전히 '한겨울' 중소 모빌리티 플랫폼

2023-03-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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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가맹택시 업계 2위 마카롱택시 파산 신청…모회사 역시 파산될듯

'반반택시' 운영사 코나투스 역시 후속 투자 무산 속 어려운 시기

기존 정책 하에서는 택시 호출만으로 수익 내기 어려운 점도 한몫

한때 가맹택시 시장에서 각광받았던 '마카롱택시'. [사진=KST모빌리티]

택시 시장이 어려움에 빠진 가운데 최근 투자 시장 한파까지 겹치며 중소 모빌리티 플랫폼들이 좀체 '겨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택시 호출 등을 축으로 사업을 전개했지만 쉽지 않은 시장 상황 속에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마카롱택시' 운영사 KST모빌리티는 조만간 파산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표를 제외한 직원들은 퇴사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서울회생법원에 운송 자회사인 마카롱T1과 마카롱T2에 대한 파산 신청서가 제출됐다. 지난 1월 5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마카롱택시에 대해 가맹사업 등록을 취소하기도 했다. KST모빌리티가 서울시에 마카롱택시에 대한 가맹사업정보공개서 등록 취소를 요청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KST모빌리티 측은 "당사의 향후 진행 방향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만 언급했다.

마카롱택시는 2020년 기준 가맹택시 1만2000여대를 운영하며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T블루'에 이어 업계 2위에 올랐다. 그러나 주요 사업인 가맹택시에서 매출을 내기가 쉽지 않았던 데다 투자 유치도 여의치 않자 결국 파산 신청을 택했다. 김충식 마카롱택시 대표는 "한때 카카오T블루보다 더 많은 가맹택시를 보유한 적도 있었다"라며 "자금 수혈이 되지 않아 택시면허를 파는 등 가진 자산으로 버티다가 결국 현 상황으로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택시 합승 서비스 '반반택시'와 공공형 택시 호출 서비스 '리본택시'를 운영하는 코나투스 역시 최근 경영이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본래 코나투스는 지난해 하반기 휴맥스의 추가 투자를 통해 계열사로 편입될 예정이었으나, 막판에 논의가 틀어지면서 최종적으로 투자 유치가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휴맥스는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코나투스의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다.

반반택시는 올해 1월 1일부터 자동결제 탑승 완료 후 매회 2%씩 적립해 주던 포인트를 없앴는데 업계에서는 전체적인 비용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기동 코나투스 대표는 "올해는 전반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보다는 현재 하는 사업의 내실을 다지고, 전반적인 서비스 상품성을 살피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창 벤처투자가 호황이던 지난 2020년과 2021년 유망 기업으로 꼽혔고 투자도 다수 유치했다. KST모빌리티는 2019년과 2020년에 걸쳐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NHN, 마그나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8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았고 코나투스 역시 2021년 휴맥스 등으로부터 70억원 규모의 시리즈A 브릿지 투자를 받았다.

다만 지난해부터 경기 침체 여파로 투자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으면서 이들의 상황도 예상보다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모빌리티 스타트업 대표는 "최근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을 하는 업체에서 대규모 투자를 받았다는 얘기를 거의 듣지 못했다"라며 "남은 업체들도 전체적으로 꾸준히 수익을 내는 체계를 갖추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에서 아직 수익을 내기 쉽지 않기도 하다. 업계에서 압도적인 1위인 카카오모빌리티도 지난 2021년에서야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그나마 지난해는 전체적인 영업비용 증가 속 다시 적자로 돌아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쏘카 역시 카셰어링 시장 1위 점유율을 바탕으로 작년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흑자에 성공했지만, 2011년 설립 이후 2021년까지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티맵모빌리티·우티와 VCNC, 진모빌리티는 흑자를 내지 못했고 모빌리티 시장에 본격 뛰어든 휴맥스 역시 아직 해당 사업에서는 뚜렷한 영업이익이 나지는 않는다.

플랫폼 사업의 축이 되는 택시 시장에서 기존의 방식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된다. 일례로 마카롱택시는 서비스 초기 유아용 카시트 장착 서비스, 병원 동행 서비스, 자전거 운송 서비스 등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규제에 막혀 서비스를 접어야 했다. 코나투스 역시 당초 가맹택시 '반반택시 그린'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었으나 뚜렷한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보고 일단은 내실 다지기를 우선시하기로 했다. 복수의 모빌리티 플랫폼 고위 관계자들은 "현행 정책 하에서는 가맹택시로 기존과는 다른 차별화된 서비스가 어렵다 보니 수익화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라고 토로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를 거치며 법인택시 기사 부족 현상이 심화되는 등의 문제로 택시업계 자체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도 택시 호출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플랫폼들에게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법인택시 운전자는 지난 1월 기준 7만2152명으로 코로나19 본격화 이전인 2020년 1월(10만154명)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기사가 부족하면 택시 가동률도 그만큼 떨어져 택시 법인들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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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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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시한테서 뭐 뜯어먹을게 그리 많다고 달겨드는지... ㅉㅉ
    차라리 문둥이 콧구멍에서 마늘을 빼먹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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