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 부산 이전 반대를 위해 마련된 정책토론회에 이동걸 전 산업은행 회장이 직접 등판해 부산 이전 반대를 주장했다. 이 전 회장은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산은의 역할을 강조하며 '정치금융기관'으로 희생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2일 오전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2층 제2대회의실에서 서울시의회와 함께 '국제금융도시 서울을 위한 정책토론회: 산업은행 이전 논란을 중심으로'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윤석열 대통령 대선 공약 중 하나인 산은의 부산 이전을 반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금융노조 산은 지부는 지난달 8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부산 이전과 연계된 전보 발령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하고 부산 이전 반대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 참가한 이 전 회장은 부산 이전 반대를 주장하는 노조에 동조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산은의 지방 이전은 균형 발전이라는 명목 아래 국가적인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이 전 회장은 앞서서도 부산 이전 추진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이 전 회장은 "산업은행은 정책금융기관으로, 정치금융기관이 돼서는 안 된다”며 "산업은행을 정치적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 산업과 금융 발전이라는 정책적 목적이 항상 우선돼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책 철학을 상시 공유해야 하는 금융당국과 멀리 떨어지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면서 "단순히 지역균형개발이라는 명목 아래 국책금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한다면 그것은 지역균형발전에 도움이 되지도 않으면서 국가 전체적인 관점에서 뼈아픈 손실을 초래할 것이 명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산업은행 서울 유지, 아시아 금융허브 전략' 발제자로 나선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도 금융기관 지방 분산으로 한국의 금융 경쟁력이 약화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서울이 핀테크 경쟁력 세계 13위에 주요 114개 도시 가운데 미래 부상 가능성 높은 도시로 2위에 꼽힌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서울의 금융 경쟁력은 2015년 6위에서 △2016년 9월 14위 △2017년 27위 △2018년 33위 △2019년 36위 등 매년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서울의 금융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싱가포르와 뉴욕처럼 금융에 집중해야 한다"며 "서울을 홍콩‧싱가포르에 버금가는 아시아 금융허브로 키우기 위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서울 존치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