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45년 전 그림 붓결까지 보여" 구글, 디지털 기술로 예술 접근성 높인다

2023-02-2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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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 온라인 전시 플랫폼 '구글 아트앤컬처'

2011년 출범…협력 기관 17개에서 최근 3000여개로 확대

전날 국가보훈처와 협업한 6·25 정전 70주년 기념 프로젝트 공개

사이먼 레인 구글 아트앤컬처 시니어 프로그램 매니저

사이먼 레인 구글 아트앤컬처 시니어 프로그램 매니저 [사진=구글]

"145년 전 화가가 그린 회화 작품의 세밀한 붓 터치까지 구현했다."

구글이 전 세계 80개국에 위치한 기관과 문화유산·유적지·예술작품 등을 디지털 콘텐츠로 선보이며 정보 접근성 향상에 앞장서고 있다. 비영리로 운영되는 자체 온라인 플랫폼 '구글 아트앤컬처'를 통해서다.

최근에는 역사적 사건이나 건강 상식 등 관련 내용을 게임과 인터랙티브(상호작용) 형태 콘텐츠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다소 딱딱할 수 있는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이해하도록 돕기 위한 목표다.

본지는 23일 서울 강남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사이먼 레인 구글 아트앤컬처 시니어 프로그램 매니저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트앤컬처는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에서 근무하는 구글 엔지니어가 2011년 개발한 플랫폼이다. 당시 협력한 기관은 총 17개에 불과했지만 12년 만인 올해까지 3000개 이상으로 늘었다.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비대면 교육 자료 등 목적으로 디지털 콘텐츠 수요가 확대된 것이 영향이 컸다.

레인 매니저는 "인류의 귀중한 문화유산과 지식을 온라인으로 공유하며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면서 "매해 전 세계 이용자들과 만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몇 년간 예술 작품에 대한 관심도 더 높아졌다. 레인 매니저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예술과 문화에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는 (예술 작품을 통해 사람들이) 편안함을 느끼고 감정적인 위로를 받기 위한 움직임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글로벌 프로젝트로 프랑스 화가인 에두아르 마네의 '온실에서(In the Conservatory)' 작품을 디지털로 구현한 것이 꼽힌다. 이 작품을 보관 중인 베를린구국립박물관과 협력해 제작했다. 구글의 아트카메라가 센티미터(㎝) 단위로 수백에서 수천 장의 사진을 촬영했고 이 사진들이 모여 디지털 그림이 탄생했다. 이용자는 줌인(zoom-in) 기능을 통해 마네의 세밀한 붓 터치 질감도 확인 가능하다.
 

[사진=구글 아트앤컬처 꽃시계 화면 갈무리]

가상 정원에서 명상을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인기다. 구글 아트앤컬처가 미국 존스홉킨스대와 개발한 '꽃 시계(flower clock)'는 평화로운 배경음악(BGM)을 재생해 이용자가 천천히 심호흡하도록 유도한다. 화면 내 가상 꽃이 발화한 정도에 따라 시간의 흐름도 파악할 수 있다.

해당 콘텐츠 개발 과정에서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침을 따랐고 연구 결과를 참고했다는 게 레인 매니저의 설명이다. 그는 "WHO가 진행한 연구 가운데 예술이 인간의 웰빙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내용을 참고했다"면서 "이러한 전문성을 지닌 기관과 협력을 확대해 앞으로도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어려운 주제를 더 쉽게 알려주기 위해 게임·인터랙티브 콘텐츠 제작을 시작했다.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더 다양한 시도를 준비 중이다. 레인 매니저는 "아트앤컬처는 게임 콘텐츠를 통해 특정 주제를 더 재밌게 알려주는 교육의 관문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관과 협력 사례도 늘리고 있다. 아트앤컬처는 작년 국내 출범 10주년을 맞이했다. 앞서 시인 김소월, 화가 이응노, 궁중음식 전문가 황혜성 선생 등 인물의 업적과 활동을 디지털 콘텐츠로 제작해 선보인 바 있다. 또한 2018년 국립고궁박물관을 비롯해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등 기관과 협력해 300개 이상 작품을 제공 중이다.

전날 구글 아트앤컬처는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한국 비무장지대(DMZ)의 역사·자연경관을 온라인 공간에 재현한 전시관을 글로벌 론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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