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중소기업들이 저성장·고금리 국면으로 복합위기를 겪게 될 거란 전망이 제기됐다. 생산적 측면에선 수출과 내수의 동반부진으로 전체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봤다. 투자 역시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 현상’으로 위축이 불가피할 거라 판단했다. 자금 사정도 고금리, 은행의 보수적 대출 태도 등으로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23일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경제 및 중소기업 전망’ 자료를 통해 이러한 진단을 내놨다.
서비스업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현상이 진정되며 다소 개선됐다. 하지만 가계 소비 여력이 줄어들면서 회복세는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의 소비자심리지수는 작년 1월 104.4에서 9월 91.4까지 떨어졌다.
설비투자 관련 분위기도 좋지 못하다. 3고 현상에 따른 중기의 채산성 악화가 투자수요를 끌어내렸다. 대기업 역시 재고가 함께 쌓여가는 상황이라, 향후 신규 투자 관련 수요도 매우 제한적이다. 설비투자 환경은 앞으로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IBK 경제연구소는 “자본재수입액, 기계수주액 등 선행지표가 둔화세를 보이고 재고도 많아 전반적 투자심리는 부진할 전망”이라며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조달 비용 부담도 겹쳐 당분간 축소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의 자금 사정은 전보다 소폭 악화했다고 봤다. 하지만 향후 기업 내·외부적 자금조달여건이 나빠져 더 큰 위기를 겪게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기업의 비용 증가속도가 매출보다 훨씬 빨라, 기업이 잉여 현금흐름을 통해 충당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을 지속 악화시키고 있다. 이외 정책자금의 정상화, 은행의 보수적 대출 태도 등의 악재도 상존한다.
소상공인에 대해선 최근 체감 경기는 코로나 이전 수준에 가깝게 회복된 것으로 판단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표한 경기 전반 체감 BSI는 작년 9월 71.6으로 2019년 9월(76.4)에 근접했다. 다만 앞으로는 다시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소상공인 비용 상황 체감 BSI는 작년 1월 95에서 9월 112.6까지 뛰었다. 원자재값, 인건비, 전기·가스요금 등 생산비용이 동반 상승한 영향이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 증가 및 부동산 등 자산가치 하락이 소비심리를 위축시킬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현상이 중기의 ‘도미노 부실’로 이어지는 걸 막으려면 정부 차원의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단 의견이 나온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영 컨설팅 제공, 금융지원 강화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어려움 속에 무너지는 중소기업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