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이용대가 두고 美-EU 신경전 본격화... MWC2023 관전 포인트는?

2023-02-2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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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전 세계 이통사와 함께 망 이용대가 논의...연내 입법 예정

한국 정부 관계자는 불참, 가계통신비 경감 불편한 관계 영향

[사진=GSMA]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23이 27일부터 3월 2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다. 국내에선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삼성전자, LG생활건강 등 5개 대기업을 포함해 130개 기업이 참가해 전 세계에 K-ICT(정보통신기술)을 알릴 계획이다.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올해 MWC 2023에선 유럽연합(EU)이 구글·넷플릭스 등 미국 빅테크에서 망 이용대가를 받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국내 이동통신 3사를 비롯해 글로벌 750개 통신업체가 참가한다.

망 이용대가 논의를 주도하는 인물은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이다. 그는 로이터 기자를 만나 "빅테크와 통신 네트워크 비용 부담에 대한 협의(컨설테이션)를 시작할 계획"이라며 "MWC 2023 행사 기조연설을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컨설테이션은 영미권 국가에서 특정 법안을 제정하기에 앞서 이해관계자 의견을 묻는 절차다.

도이치텔레콤·오렌지·텔레포니카·텔레콤이탈리아 등 유럽 이동통신사는 수년 동안 대부분의 인터넷 트래픽을 일으키는 미국 빅테크 기업이 5G와 광대역 유선망 구축에 필요한 인프라 비용 중 일부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실제로 네트워크 기업 샌드바인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에서 절반에 가까운 약 48%를 구글·넷플릭스·메타·마이크로소프트·애플·아마존 등 여섯 개 빅테크 기업이 유발했다. 반면 빅테크와 미국 정부는 EU 이동통신사 측 주장이 "모든 이용자가 인터넷에서 동등하게 대우받도록 하는 망중립성 규칙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사실상 EU가 인터넷 트래픽 세금을 받으려 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브르통 위원은 이통사, 빅테크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묻는 협의 절차가 12주 정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이해관계자들에게 정책 질의서를 발송한 후 구체적인 법안을 마련할 전망이다. 브르통 집행위원은 "올해 말까지 망 이용대가 법안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구글·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인터넷제공사업자(ISP)에게 망 사용료 지급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7건 발의됐지만 두 빅테크가 강하게 반발해 관련 논의가 멈춘 상황이다. 만약 EU에서 망 이용대가 법안이 시행되면 국내 법안 통과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국내에선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레나테 니콜라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부국장과 함께 GSMA가 주최하는 장관 프로그램에 참석해 망 이용대가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었으나 건강상 이유로 행사 일주일을 앞두고 참석을 취소했다. 과기정통부 차관·실장도 불참한다. 통신 주무 부처 고위 관계자들이 모두 MWC 2023에 불참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최근 가계통신비 경감을 두고 정부와 이통 3사가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SKT는 자사 초거대 인공지능(AI) 서비스와 AI 반도체를 중심으로 AI 컴퍼니 전환 성과를 발표한다. KT는 싱가포르 최대 통신사 싱텔과 상호 협력위원회를 구성하고 아시아 각국에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사업을 벌이는 등 통신 기술 수출 방안에 대해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MWC 2023에 참여하는 국내 기업은 총 130곳이며 팬데믹 이전인 2019년(201곳)과 비교하면 줄었지만 팬데믹 기간인 2021년(76곳), 2022년(108곳)보다는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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