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길성 중구청장 "세계속의 중구, 남산고도제한 풀어야"

2023-02-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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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성 중구청장.[사진=유대길 기자]



서울 중구는 인구 13만명도 되지 않는, 서울에서 제일 작은 도시다. 그러나 서울에서 도시 역사는 제일 오래된 도시다. 또한 과거와 현대가 가장 많이 공존하는 도시다. 현대 도시적 측면으로 접근하면 중구는 하루 생활인구가 50만명에 이른다.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회사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때문에 세수입만큼은 첫째, 둘째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가장 큰 지자체이기도 하다.

서울시청을 비롯해 덕수궁 등 많은 고궁과 신세계·롯데 백화점 등 각종 쇼핑센터, 국내외 최고의 번화가 명동 등 중구 전 지역을 세계 관광시장에 팔아먹을 수 있는 상품으로 넘쳐나고 있다. 중구야 말로 서울 중의 서울이다.

반면 과거에 머물러, 낡고 초라한 정주여건의 그늘도 드리워져 있는 곳이 중구다. 또한 주민 이탈 현상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김길성 중구청장은 시름에 차 있다. 김 구청장은 중구에서 태어나진 않았지만, 초·중·고교를 이곳에서 마쳤을 정도로 토착민이나 다름없다. 그는 중구를 꿰차고 있다. 다음은 김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구정은.
"남산의 고도제한 완화다. 회현동, 명동 그다음에 필동, 장충동, 다산동 등 이런 동네가 있는데 그 동네의 '건물 높이를 10~20m 이하로 지어라, 또 한양성곽 높이 이하로 지어라'라는 남산고도제한을 두고 있다. 또 '자연경관지구라고 해서 3층 이하로 지어라', '역사문화 특화 경관 지구라고 해서 4층 이하로 지어라' 등 (중구에는) 건축물들을 지을 때 이런 다중의 규제가 옥죄고 있다. 물론 오세훈 시장의 서울시가 비욘드존이라고 해서 건축물을 좀 특색있게 지을 경우, 창의적인 디자인 요소를 가미할 경우 규제를 풀어주겠다는 정책을 갖고 있기는 하다."

-그런데 서울시는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든 국민의힘 정부가 들어서든 이런 규제 완화책을 풀지 않더라.

"맞다. 남산 고도 제한은 지금 서울시나 관련 당국자들이 마치 성역화해서 남산 고도제한을 완화해 주면 남산이 마치 건물에 갇혀질 거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그래서 풀어주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좀 달라졌다. 규제에 막혀 도심이 점점 슬럼화되고 낙후됐다. 대로변에 있는 건물은 그런대로 번듯해 보이지만, 그 안쪽으로 들어가면 낙후된 건물들이 아주 많다. 우리 구민들은 50년, 60년 된,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 언제까지 이렇게 낙후되고 슬럼화된 도시에서 살아야 하나. 이는 도시 발전의 저해 요인이 된다. 이렇게 규제 속에서 산다고 해서 남산이 잘 보이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특히 오세훈 시장 같은 분은 좀 이제 도시가 창의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하니까 비욘드존 같이 이런 규제는 없어질 것으로 믿고 있다. 때문에 이제 도시관리계획을 지자체에서 입안하면 (서울시가) 이를 만들어 줘야 한다. 그렇지만 저희가 최근 이렇게 바뀐 트렌드에 맞춰, 2월부터 전문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전문가들이 지역별 규제 조정 방향과 합리적인 경관관리 방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조만간 구체적인 대안을 (서울시에) 제시하겠다."

-남산 고도 제한을 풀려면 시간이 걸리지 않나.

"그렇지 않다. 지금 이미 공감대가 많이 조성이 됐고 또 지난 선거 이후에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또 정부가 똑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전 정권에서는 이렇게 하지 않았다. 그래서 희망을 갖고 있다. 공감대도 충분히 형성돼 있다. 때문에 그 구체적인 도시관리계획이나 그 방안만 마련하면 급속도로 해결될 수 있다. 비현실적인 규제, 있으나 마나 한 규제, 이미 그 규제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것들은 다 바꿔야 한다. 현실화가 필요하다. 남산고도제한이 도입된 지 28년이 지났다.

또 서울시의 시각도 바뀌었다. 과거엔 일률적인 높이규제가 남산 경관을 보호할 수 있다고 봤지만, 오히려 옆으로 뚱뚱한 건물만 늘어나 시내에서 남산을 바라보는 시야를 더 방해한다고 보고 있다. 앞으론 다양한 지형의 구조와 환경에 맞게 얇고 높은 건물이 적절히 조화돼야 한다는 게 서울시의 기본적인 입장이다."


-구민들 반응은 어떤가. 
"중구민과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설문조사도 계획하고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남산고도제한 조정을 향한 여론을 모을 방침이다. 특히 남산고도제한이 영향을 미치는 회현, 장충, 다산, 명동, 필동에는 공식 '주민 협의체'를 구성한다. 이 협의체를 기반으로 동별로 남산고도제한이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어떻게 개선돼야하는지를 알리고 주민 의견을 모아 서울시에 전달할 방침이다. 서울시에서 상반기 중으로 고도지구 재정비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재정비안이 확정되기 전에 우리 구와 주민 의견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부지런히 움직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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